국내 제조업체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가 '9·11테러'가 발생했던 지난 2001년 3·4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매출액 20억원 이상인 1천7백51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기업 경기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 1월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업황 경기실사지수(BSI)'가 지난해 4·4분기(96)에 비해 16포인트나 하락한 80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2001년 3·4분기(7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황 BSI'가 100 미만이면 경기가 악화됐다고 응답한 업체가 호전됐다고 답한 업체들에 비해 많다는 뜻이고 100 이상이면 그 반대라는 의미다. 부문별로는 수출기업이 전분기 88에서 74로 떨어졌고 4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넘어섰던 내수기업도 83으로 가라앉았다. 업종별로는 음식료품(101)과 사무기기(113)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기준치를 밑돌았다. 특히 섬유(49)와 의료·정밀기기(68)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조사 시점보다 한 달 뒤인 2월의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업황전망 BSI'도 지난 2001년 1·4분기(67) 이후 2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84로 집계됐다. 한편 제조업체들은 경영의 애로사항으로 '불확실한 경제상황'(19.2%)을 첫손에 꼽았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