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금리가 0%여서 이자소득세가 전혀 붙지 않는 예금보험기금채권(예보채 18회차)이 매물로 나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표면금리 0.01%짜리 증권금융채권도 잘 팔리고 있다. 최근 시장에 나온 표면금리 0%짜리 예보채는 지난 98년 예보가 평화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기 위해 발행한 물량이다. 평화은행이 예보채를 사들이고 예보는 그 돈을 다시 평화은행에 출자하는 방식이었다. 이 예보채는 평화은행을 인수한 우리은행에 넘어갔고 지난달 중순 우리은행이 현금화를 위해 2천2백억원어치를 삼성 LG 동양증권과 은행들에 팔면서 시장에 유통되기 시작했다. 2백억원어치와 1백50억원어치를 배정받아 개인판매에 나선 삼성증권과 LG증권은 이틀만에 모두 팔았다. 은행권에 배정된 약 9백억원어치도 거액 고객들이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싹쓸이' 해갔다. 1천억원어치를 배정받은 동양증권 물량도 현재 3백억원어치만 남았다. 표면금리 0%짜리 예보채가 이처럼 인기가 높은 이유는 비과세인데다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도 제외돼 실효수익률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현행 법령상 채권 이자에 대한 세금은 표면금리에 따라 계산된다. 따라서 표면금리가 0%인 채권은 실제 유통수익률이 몇 %인지에 상관없이 비과세다. 세금이 붙지 않는만큼 국세청에 소득 자료가 들어가지 않고 금융소득종합과세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현재 동양증권이 팔고 있는 가격은 1만원짜리 예보채 한 장당 9천5백97원으로 은행 금리 개념으로 따지면 연 3.66%수준이다. 그러나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로 최고세율(39.6%)을 적용받는 사람이 이 채권을 산다면 실제 금리효과는 일반 과세상품 연 6.06%를 샀을 때와 맞먹는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시장 금리가 하락하고 있고 찾는 사람이 많아 조만간 가격을 올릴 계획"이라며 "다만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실효수익률이 높지 않은 편이므로 권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표면금리가 0.01%인 증권금융채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채권은 하나은행이 지난해 11월 서울은행과의 합병을 앞두고 '부실금융기관(한국종금) 대주주로서의 경제적 책임부담' 차원에서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매입했던 4백50억원어치가 전부다. 하나은행은 이를 모두 할인해 팔았고 증권사 중에서는 동양증권이 2백억원어치를 확보했다. 현재 1백억원어치가 개인판매용으로 남아있다. 금리는 은행 금리로 환산시 연 4.84%이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살 경우 실효수익률은 연 7.22%에 달한다. 만기는 4년9개월가량 남았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