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윌리엄 도널드슨 위원장 지명자는 5일 시작된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기업 회계부정을 포함한 월가의 부정을 엄격히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72살인 도널드슨 지명자는 상원 금융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회계 부정을 엄격히 처벌할 것"이라면서 "잇단 기업회계 스캔들로 실추된 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신뢰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SEC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인준되면 SEC를 내부 정비하고 기능도 강화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상원은 위원회에 이어 전체회의를 열고 도널드슨 지명 여부를 표결하는데 민주.공화당 모두가 도널드슨에 호의적이어서 무난히 인준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슨은 의원들과의 질의 응답에서 미 기업들이 관행적으로 활용해온 '세금천국'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원에서 입법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는 기업 본사를 세금 천국으로 옮기지 못하도록 무조건 규제하는 방안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전임인 하비 피트 위원장의 사임 원인이 된 SEC 산하 상장기업회계감독이사회(PCAOB) 의장도 즉각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트 위원장은 미중앙정보국(CIA)국장 출신인 윌리엄 웹스터를 PCAOB 의장에 임명한 것이 말썽나 결국 지난해 11월 6일 사퇴했다. 웹스터도 이후 의장직을 내놨다. 이에 따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피트의 후임자로 도널드슨을 지명했다. 도널드슨은 부시 가문과 오랜 친분을 맺어왔다 . 지난 90-95년 뉴욕증권거래소(NYSE) 회장겸 최고경영자를 역임한 후 미 생명보험 그룹 애트나의 최고경영자를 지내다 지난해 4월 물러난 도널드슨은 평상시도 기업회계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그러나 애트나 재직시 회사재정 상황을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뉴욕에 제기된 연방 소송에 연루돼있는 것이 뒤늦게 밝혀져 이번 청문회에서 시비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또 50여개 기업에 투자한 것으로도 나타나있다. 이에 대해 도널드슨 지명자는 "이들 주식을 모두 매각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도널드슨의 개인 재산은 최소 8천900만달러, 많게는 2억5천300만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구체적인 항목은 공개되지 않았다. (워싱턴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