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회사들은 포화단계에 이른 종신보험에 이어 히트를 칠 상품으로 연금보험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노후 준비 차원에서 연금보험에 가입하려는 고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지난 2000년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7.2%로 유엔이 규정한 "고령화사회(7%이상)에 이미 진입했다. 또 현재 평균수명은 남자 72.3세,여자 80.9세로 매년 늘어나는 반면 직장 정년은 점점 짧아지는 추세다. 일반적으로 55세에서 60세 사이에 퇴직한다고 가정하면 20년 가량을 소득없이 생활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전국민 대상의 국민연금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만 믿다간 낭패를 볼지 모른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적자에 허덕이는 국민연금만으로는 노후대책을 확실하게 세울 수 없다. 이같은 인식이 확산되면서 국민연금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연금상품을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연금보험이 좋은 이유=연금 상품은 생명보험사 뿐만 아니라 은행 투신사 우체국 등에서도 취급한다. 그러나 은행과 투신사들이 팔고 있는 연금상품의 경우 완전 실적배당형이기 때문에 펀드 운영실적이 저조할 경우 계약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 연금 성격상 한번 가입하면 최소 10년에서 15년 이상 유지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대목이 안정성이다. 생보사들이 판매하는 연금보험은 원금뿐만 아니라 최저이율을 보장해준다. 원리금보장형이기 때문에 위험회피성향이 강한 사람에게 적당하다. 연금보험의 또 다른 특징은 여타 금융권의 상품과 달리 종신연금형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종신형 연금보험은 향후 평균수명이 증가할수록 사망시까지 연금액을 받을 수 있는게 장점인 상품이다. 연금보험의 종류=연금보험은 크게 4가지 정도로 구분된다. 납입보험료에 대해 연말에 소득공제를 받는 신개인연금(연금저축)과 소득공제 혜택은 없지만 7년이 지나면 비과세 혜택을 받는 일반 연금보험,그리고 일시에 보험료를 납입하고 다음달부터 연금을 받는 즉시연금보험이 있다. 작년 10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변액연금보험도 있다. 직장인은 신개인연금을 선택하는 게 좋다. 연간 2백40만원의 소득공제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소득이 5천만원인 40세 직장인이 65세 연금개시,전기납으로 매월 20만원씩 보험료를 납입할 경우 연간 71만2천원을 환급 받을 수 있다. 이 금액을 25년간 받으면 총 1천7백82만원이나 된다. 다만 신개인연금은 연금을 받을 땐 비과세 혜택이 없다. 소득공제와 무관한 주부나 자영업자는 일반 연금보험에 가입하는게 낫다. 7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소득세를 면제받는다. 또 신개인연금은 보험료를 매달 내는 월납,3개월마다 내는 3개월납만으로 한정돼 있으나 일반 연금보험은 가입자들이 일시납 등 다양한 납입방법을 선택할 수 있어 편리하다. 아울러 주계약에 기본적인 보장급부가 포함돼 있어 별도의 특약에 가입하지 않아도 사망보험금 등 기초적인 보장을 받을 수 있다. 교보생명등 일부 생보사는 연 3~4.5%의 확정금리를 보장해주는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연금보험이 다른 보험에 비해 보험기간이 긴 것을 감안하면 저금리시대에 있어 확정금리는 상당히 큰 장점. 일시납 즉시연금의 경우 55세가 넘어 가입하더라도 별도의 거치기간 없이 납입한 다음달부터 바로 연금지급이 개시되는 상품이다. 개인연금에 가입할 시기를 놓친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한 상품이다. 한편 신개인연금에 가입했다가 중도에 해지하면 공제혜택을 받은 세금을 고스란히 되물어야 한다. 거기에다 5년 안에 해지하면 5.5%의 중도해지 가산세까지 덧붙여 부담해야 하므로 보험가입시 이 점을 감안해야 한다. 투자관점에선 변액연금도 괜찮아=변액보험은 계약자가 낸 보험료로 보험사가 펀드를 조성하고,그 펀드의 운용실적에 따라 계약자에게 투자이익을 배분함으로써 보험금과 해약환급금이 달라지는 보험상품이다. 현재 보험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변액보험상품에는 연금보험과 종신보험이 있다. 대한 삼성 교보 푸르덴셜 메트라이프 등의 생보사가 변액보험을 취급하고 있다. 변액보험은 주로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의 가치가 장기적으로 오를 것을 겨냥해 자산운용을 하기 때문에 자산을 장기적으로 굴리는데 유리하다. 그러나 투자 이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을 계약자가 부담하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가입에 앞서 보험사 경영상태,자산운용능력,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동향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전문가들은 "변액보험은 일정한 위험을 감수하면서 은행 예금 이상의 수익과 위험보장을 동시에 받고자 하는 금융 소비자에게 유용한 투자수단"이라고 말한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