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가 차세대 LCD사업의 근거지로 경기도 파주를 선택했다. LG필립스LCD의 투자계획에는 또 현재 투자가 진행중인 5세대 라인 이후인 6∼7세대와 8세대까지도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 선두를 유지하겠다는 복안이 담겨 있다. LG필립스LCD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함에 따라 한국업체들의 시장 장악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현재 경북 구미에 공장을 갖고 있는 LG필립스LCD는 5세대에 이은 다음 세대까지 구미에 지은 뒤 8세대 이후 라인을 경기도 파주에 짓는다는 전략이다. 회사측은 파주지역이 인천국제공항 및 항만과 가깝고 서해안 및 순환고속도로 등 교통시설이 잘 발달돼 있다는 점을 첫번째 선정이유로 꼽았다. 또 앞으로 남북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중국횡단철도(TCR) 등 아시아 횡단철도(TAR)와의 연계가 추진되기 때문에 물류환경이 양호하고,정부가 경기 서북부지역을 발전전략지역으로 적극 추진함에 따라 사업환경이 타지역보다 우수하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서울 및 경기도 지역의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쉽다는 점도 작용했다. LG필립스LCD의 파주 투자계획이 실행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지만 미리 과감한 투자계획을 밝힌 것은 경쟁업체들을 견제하자는 의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LG필립스LCD는 오는 2005년까지 구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까지 유리기판이 1천x1천2백㎜인 5세대 유리기판을 월 6만장 가공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이를 발판으로 지난해 4·4분기에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대형LCD부문 세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말까지 1천1백x1천2백50㎜인 5세대 유리기판 라인을 추가로 완공할 계획이다. LG가 2005년도에 착공하는 8세대 이후 라인계획을 미리 확정함으로써 향후 LCD업계의 설비투자경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5세대 설비투자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치메이 등 대만LCD업체들이 긴장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에서는 AUO등 일부 업체만이 5세대 투자를 시작한 단계다. 향후 설비투자경쟁을 포기하거나 합병하는 길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LG와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투자타이밍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게 됐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