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경영자들이 건재하는 일부 미국기업들이 이들의 처리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헤드헌팅회사인 스펜서스튜어트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 3백대 기업 임원의 평균 나이는 56세로 1980년의 59세보다 3세 낮아졌다. 60세 이상 임원의 비중도 이 기간 중 48%에서 27%로 대폭 줄었다. 그러나 이런 추세와 달리 씨티그룹의 샌포드 웨일 회장(69),보험회사인 아메리칸인터내셔널 그룹(AIG)의 모리스 그린버그 회장(77),벅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72)은 고령에도 불구,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얼마전 은퇴를 선언한 CBS방송의 돈 휴이트 프로듀서 또한 80세까지 일선 제작현장에 참여하며,노익장을 과시했다. 고령의 경영자들이 건재하는 것은 65세 이상의 근로자와 경영인들을 보호하는 '나이차별 금지법'이란 미국의 독특한 법규 때문이다. 이 법에 따르면 고령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육체적 정신적 이유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을 때까지는 기업에서 일할 수 있다. 따라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해고됐다는 임원들의 고소건수는 해마다 늘어 지난해엔 1만9천2백21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는 99년(1만4천1백41건)에 비해 41% 급증한 수치다. 뉴욕시티대의 조지 크랜 교수는 "고령의 경영자들은 늙은 배우와 같다"며 "이들을 은퇴시키려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