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우리나라에 대한 수입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규제품목도 전통산업에서 IT 등 첨단분야로 확산될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은 조만간 통상조직 개편을 단행해 대외 통상압력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돼 국내 업계의 대응이 시급한 실정이다. ◆중국의 수입규제 현황 = 3일 한국무역협회가 펴낸 `중국의 대한 수입규제 동향과 전망'에 따르면 현재 중국이 우리나라에 대해 수입규제 조치를 취하고 있거나 조사를 진행중인 건수는 16건으로 일본(11건), 미국(8건)에 대한 조사 건수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2000년에는 3건의 수입규제 조치가 개시됐지만 2001년 5건, 2002년 9건의 조치가 개시되는 등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97년 반덤핑법 제정 이후 실시한 21건의 반덤핑조사중 우리나라는 17건에 포함돼 중국의 최다 규제국으로 부상했으며, 특히 작년의 경우 조사가 시작된 9건중 8건에 포함됐고 우리나라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도 3건에 달했다. 또 중국은 그동안 철강, 석유화학, 제지 등 전통산업에 편중됐던 수입규제를 첨단산업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올 1.4분기 한국산 광섬유에 대한 반덤핑조사를 개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휴대전화기와 자동차 등 우리나라의 새로운 대중 주력수출품에 대해서도 중국업계의 수입규제 요구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오는 3월로 예정된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조직개편을 통해 대외무역경제합작부와 국가경제무역위원회를 통합, 미무역대표부(USTR)와 유사한 기능을 갖는 상무부를 발족할 것으로 보여 통상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중국이 수입규제에 들어간 품목은 추가 관세부과 등으로 수출이 급감하고 중국시장 점유율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나 국내 업계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아트지의 경우 98년 3억7천만달러였던 중국 수출이 작년에는 수출실적이 전혀 없었고 같은기간 신문용지 수출도 3천500만달러에서 3만5천달러로 99.9% 감소했다. PVC 수출은 1억6천500만달러에서 7천400만달러로 44.6% 줄었으며, 폴리에스테르 단섬유는 32.0%, 스테인리스 강판은 26.5% 각각 수출이 감소했다. 또 규제품목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98년 11.7%에서 2000년 7.8%로 낮아진뒤 작년에는 다시 4.2%로 축소됐다. ◆통상공세 배경과 대응책 = 이처럼 중국의 통상공세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관세율 인하와 수입장벽 완화, 시장개방 확대 등으로 자국산업 보호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중 무역수지가 수교 이래 흑자행진을 계속해 누적흑자가 352억달러에 달하고, 석유화학 등 일부 품목의 수출이 중국에 편중돼 있는 점이 통상압력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또 중국은 유화, 철강, 전기.전자 등 자본집약 산업에 대한 대규모 외자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다 중국내 생산확대 및 한.중 기술격차 축소 등으로 양국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것도 통상마찰의 원인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우리 업계는 중국내 생산이 미약하거나 고부가 및 첨단기술 제품, 고가 소비재 등으로 수출을 다변화하고 반덤핑 규제가 집중된 대규모 장치산업의 현지투자를 확대해야 할 것으로 무역협회는 지적했다. 또 주요 수출품목 및 수출급증 품목, 수입규제에 대한 정기적 모니터링을 통해 제소 예방 및 대응책 마련을 모색하고 국내 유통업계와의 연계 진출을 통해 활로를 찾아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대중 수출의 85%가 원.부자재이며 중국은 이를 가공수출해 무역흑자를 달성하고 있다는 점을 중국에 충분히 설명하는 한편 수입규제 조치에 적극 대응하고 재심제도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공병설기자 k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