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이 지난 1990년대 말의 외환 위기 이후 경제 개혁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다시 섣부른 낙관론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의 아시아 지역 전문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3일자 기고문에서 최근 한국은 외환 위기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됐던 `자아도취(complacency)'와 다시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페섹 칼럼니스트는 한국은 지난 96년 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으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으나 당시 호황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성급하게 `샴페인을 터뜨렸으며' 이는 결국 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를 자초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그러나 한국은 외환 위기를 성공적으로 탈출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경제 강국으로 재부상했으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자아도취'의 옛망령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새 대통령이 이달 취임하면서 새로운 경제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부상하고 있는데다 최근 북핵 문제를 둘러싼 남북간의 긴장 상태도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 정부가 이같은 위기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국 경제의 오랜 난점으로 지적됐던 재벌 문제를 비롯해 김대중(金大中) 정부가 시작한 개혁 정책의 마무리, 노동 문제, 신용 대출 문제 등의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경제 개혁이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 사항이 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이같은 정부의 의지와 향후 실천 과정을 지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용덕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이 인터뷰를 통해 "개혁을 원하지 않는다 해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새 대통령의정책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서울 블룸버그=연합뉴스)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