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중 수출이 27% 가량 늘어 넉 달째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바람에 무역수지(수출-수입) 흑자는 1억달러 미만으로 곤두박질쳤다. 2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통관 기준)은 전년 동월(1백13억8천3백만달러)보다 27.3% 증가한 1백44억8천6백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수입은 지난해 1월(1백13억3천4백만달러)에 비해 27.4% 늘어난 1백44억3천8백만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4천8백만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1월 실적(4천9백만달러)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4.4분기의 월별 평균치(10억5천8백만달러)에 비해선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무역수지 흑자 기조에 비상이 걸린 것은 국제유가가 급격히 치솟으면서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석유제품 등 주요 에너지 수입 규모가 전년 동월보다 47.0%(10억6천6백만달러)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원유 도입가격이 전년 동월보다 40.6% 오르고 도입물량도 1.9% 늘어 수입액이 43.1%(6억2천1백만달러) 증가했다. 박봉규 산자부 무역정책심의관은 "수출 확정치가 잠정치보다 소폭 줄어드는 점에 비춰 확정치가 집계될 경우 무역수지가 지난 2000년 1월(-4억3천2백만달러) 이후 36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면서 "그러나 고유가 상황이 조기에 끝난다면 흑자 기조 유지에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품목별 수출실적을 보면 컴퓨터(-5.6%)를 뺀 대부분의 주력 품목이 호조를 보였다. 특히 선박(92.6%) 반도체(54.0%) 무선통신기기(42.2%) 철강(31.7%) 자동차(21.2%) 등이 수출 증가를 주도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76.5% 늘어났고 지난해 감소세를 보였던 유럽연합(47.4%) 일본(38.5%) 미국(10.6%) 등 주요 선진국으로의 수출도 두 자릿수 회복세로 돌아섰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