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제33차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 넷째날인 26일 각국의 참석자들은 △중동지역 평화 △일본경제 회복 방안 △기업 신뢰구축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계속했다. 이에 앞서 한반도포럼은 25일 노무현 당선자 특사인 정동영 민주당 고문의 기조연설 및 기자회견,북한정세에 관한 만찬토론을 끝으로 일정을 모두 마쳤다. .각국의 정치·경제 지도자들은 포럼에서 세계 경기회복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본격적인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다케나카 헤이조 일본 경제재정·금융상은 25일 "강한 일본으로 회복시키기 위한 바른 길에 접어들었다"면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 데에는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랑시스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도 "경기회복에 대해 그리 비관적이진 않지만 느린 회복속도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기업인과 경제학자들도 앞으로 수년간 생산성 제고를 통한 성장이 가능하겠지만,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최근 들어 하락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세계 경기의 앞날을 가늠하는 지표라 할 수 있는 미국경제의 장래에 대해서는 신중하지만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소니와 닛산자동차 등 일본기업 CEO들이 포럼에서 일본경제의 부흥을 위해서는 부담스런 관료제와 낡은 경영행태를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눈길을 끌었다. 이데이 노부유키 소니 회장은 25일 일본을 '오래된 냉장고'에 비유,"냉장고가 2차 세계대전 직후에는 작동했지만 현재는 너무 오래돼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카를로스 곤 닛산 사장도 "일본기업이 동기를 유발할 선명하고도 신뢰있는 비전제시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기업내에서의 맹목적인 복종과 순종 △위험 회피 △토론 부재 등이 일본 경제의 위기를 지속시키는 또다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반도포럼은 빌 리처드슨 미 뉴멕시코 주지사,모리스 스트롱 유엔 사무총장 방북특사,후지사키 이치로 일본 외무성차관보 등이 참석,북한문제에 대한 입장을 피력했다. 참석자들은 "미국과 북한간에 상호신뢰가 결핍돼 있어 서로의 입장을 절충할 수 있는 장치가 없는 것이 북핵문제의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북·미간의 신뢰구축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보스(스위스)=강혜구 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