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매장의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에서 유통업체들이 종전 매장보다 크기를 대폭 줄인 소형 점포 개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대형 매장에서 원하는 물건을 찾다 지친 고객들의 불평이 늘어나면서부터 시작됐다.


여기에 불황에 시달려온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소형 점포 개설붐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는 23일 "경기둔화로 인한 매출감소에 부닥친 유통업체들이 대형 매장으로는 더 이상 수익을 내기 힘들 것으로 보고 소형 점포 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월마트가 앞장서=가장 대표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업체는 소매 유통업체의 대명사로 불리는 월마트.이 회사의 대형 매장 크기는 평균 20만입방피트(5천6백평)로 미식축구 경기장보다 4배나 크다.


따라서 다양한 물건을 원하는 고객들은 10만여종나 되는 상품에 만족하지만 간단히 서너개의 물건만 고르려는 사람들에겐 쇼핑이 마치 '광야에서 보물찾기'처럼 느껴진다.


이에 따라 월마트는 설립 이후 40년 동안 46개밖에 만들지 않은 소형 매장을 올해안에 20∼25개 신설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소형 매장의 크기는 기존 대형 매장에 비해 4분의 1 크기에 불과하며 취급 품목도 2만4천여개 남짓하다.


매장 크기를 줄이고 취급 품목을 줄이는 것이 매출증대에 효과적이라는 P&G의 연구 결과도 업체들의 소형 점포 개설에 일조하고 있다.


미시간대의 아라드나 크리슈나 교수는 "무작정 많은 물건을 진열하기보다는 구매에 도움이 될 정도로 적정한 수의 품목을 취급하는 매장 크기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열방식도 고객친화형으로=소매업체인 홈디포와 대형 완구판매점인 토이저러스,약국 체인인 월그린 등은 단순히 매장 크기를 줄이는데 그치지 않고 매장 분위기를 아늑하게 꾸미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토이저러스는 전체 7백3개의 매장 중 과반수를 올해안에 소형 매장으로 리노베이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개의 상품을 천장까지 쌓아놓는 기존의 창고형 진열방식을 메이커나 제품별로 분류하는 '고객친화형'진열방식으로 변경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