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항업계가 9.11 테러 후유증이 가시지 않으면서 작년에도 막대한 적자를 내 획기적인 경비 절감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 내외적 상황이 여전히 어두워 올해도 경영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인데다 할인 항공사들의 틈새 파고들기도 만만치 않아 대형 항공사들의 경영난이 쉽게 해소되기 힘들 전망이다. 미국 1위 항공사인 아메리칸은 작년에 35억1천만달러의 적자를 냈다고 모회사인 AMR이 22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01년의 17억6천만달러 적자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작년 매출도 전년비 8.8% 줄어든 173억달러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아메리칸의 돈 카티 최고경영자는 "적자 규모가 감내하기 힘든 것"이라면서 "획기적인 경비 절감을 통해 어려움을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간 40억달러의경비를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항공사들도 사정이 나쁘기는 매일반이다. 미국 3위 항공사인 델타는 작년에 12억7천만달러의 적자를 냈다고 지난주 밝혔다. 델타의 마이클 번스 재무책임자는 "전망이 계속 어둡다"면서 여기에 할인 항공사와도 경쟁해야 하는 이중고가 있다고 실토했다. 지난 21일 공개된 노스웨스트의 작년 순적자폭은 7억9천800만달러였다. 이는 그전해의 4억2천300만달러 적자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노스웨스트의 리처드 앤더슨최고경영자도 "살아남기 위해 계속 경비를 줄이는 외에 달리 도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2위 항공사인 유나이티드와 유에스 에어웨이스는 이미 파산보호까지 신청한 상태다. 작년 12월 파산보호를 신청한 유나이티드는 법원으로부터 임금 잠정삭감을 지시받고 당국의 긴급지원을 확보하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작년 8월 파산보호를 신청한 유에스 에어웨이스의 경우 노조가 임금 삭감에 합의한 상태에서 오는 3월을 목표로 경영 정상화에 부심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할인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만 작년에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사우스웨스트는 작년에 전년보다 52.9% 늘어난 2억4천100만달러의 순익을 냈다. 이로써 30년 연속 흑자를 냈다. 그러나 사우스웨스트의 표정이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다. 제임스 파커 최고경영자는 "9.11 테러의 후유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로 가면 올해1.4분기 경영 실적 달성이 예상보다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