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업계가 구조조정의 진통을 겪고 있다. 2001년부터 시작된 벤처산업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벤처캐피털도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돼 인력과 예산, 투자자산에 대한 구조조정의 칼날을 댈 수 밖에 없는 처지로 몰렸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술투자[19550]는 비용 절감을 위해 작년말부터 심사역과 관리부문에 대한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 벤처부문의 심사역 2명과 관리부문 직원 2명을 명예퇴직시켰다. 또한 회사측의 인센티브 축소 방침에 반발해 기업구조조정 부문 심사역 8명중 6명이 사표를 내 지난해까지 30명을 넘어섰던 전체 인력이 20여명으로 줄어들게 됐다. 한국기술투자는 이와 함께 다음달 사무실을 대치동 코스모타워에서 테헤란로의동부금융센터로 옮겨 임대료 절감을 꾀할 방침이다. 지난 2001년말과 지난해말 2차례에 걸쳐 인력 구조조정, 무수익자산 처분, 지점통폐합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KTB네트워크[30210]는 올들어 재차 구조조정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 근처에 위치한 강남 사옥의 매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관리비나 홍보비 등의 경비를 최대한 절감하는 한편 부실투자자산을 과감히 정리한다는 것이 KTB의 방침이다. KTB네트워크 관계자는 "부실투자기업에 연연할 경우 신규투자나 우량기업의 사후관리에 역량을 집중할 수 없다"며 "2002년 결산 과정에서 부실자산에 대한 대규모감액손실처리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무한투자[34510]와 한국IT벤처투자도 고정비용 축소, 사무실 이전, 부실투자자산 정리 등의 구조조정 노력을 벌이고 있어 연초부터 벤처캐피털업계에 '허리띠 졸라매기' 경영이 확산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