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기업가들과 정치인 학자들의 정보교환장으로 한 해의 세계경제 방향을 잡아온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포럼)이 23일 스위스 스키휴양지 다보스에서 개막된다. 올해 33회째인 다보스포럼은 '신뢰 구축(Building Trust)'을 대주제로 오는 28일까지 6일간 열린다. 이번 포럼에서는 북한핵문제도 주요 이슈 중 하나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다. ◆어두운 회의분위기=이번 포럼은 과거의 축제분위기와는 달리 우울한 분위속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이라크 전쟁 위기,북한 핵문제,세계경제 불안,기업실적 부진,세계증시 침체 등 어느 하나 밝은 면이 없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1일 "기업인들이 자신들의 영향권을 넘어서는 이라크 전쟁 위기나 북핵문제와 같은 불안한 국제정세로 인해 불확실성에 파묻힌 채 포럼장을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세계화에 반대하는 세력을 규합,1999년에 출범시킨 세계사회포럼(WSF)이 브라질에서 같은 기간에 열리는 점도 이번 포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최측도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매년 총회기간 중 주말이면 화려하게 열었던 댄스파티를 이번에는 취소하기로 했다. 9·11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처음으로 다보스가 아닌 뉴욕에서 열린 작년 포럼의 분위기도 이처럼 어둡지는 않았다. '불안정한 시대의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지난해 1월31일~2월4일 5일간 열린 뉴욕 WEF포럼은 때마침 살아나기 시작한 미국경제와 증시 덕에 희망적인 메시지가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 논의되나=그동안 다보스포럼에서는 국제테러 에이즈 빈곤문제 등 다양한 국제현안들이 논의됐으나,중심의제는 항상 세계경제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국-이라크 전쟁과 북한핵위기 테러 등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포럼기간 중 개최될 총 3백15개의 세미나와 회의 가운데 42개 회의 및 세미나의 주제가 국제안보란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따라서 올해 다보스 포럼에서는 평소 단골메뉴인 경제개발과 산업정책 이슈가 국제 정치 군사 이슈들에 밀려 빛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이슈도 그동안의 인터넷발전 신경제 세계화와 같은 희망적인 소재에서 벗어나 기업회계스캔들과 불확실한 경제 등 어두운 소재에 국한될 전망이다. 이정훈 기자·파리=강혜구 특파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