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공격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가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제한송전이나 차량부제, 석유배급제 등의의 에너지 절약시책을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산업자원부는 21일 국무회의에서 3단계에 걸친 유가대책에 단계별 에너지절약 시책을 연계하는 내용을 담아 관계부처와 협의키로 했다고 보고했다. 특히 단계별 대책의 시행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현재 30달러(1단계), 35달러(2단계), 심각한 수급차질(3단계) 등으로 돼 있지만 이를 수급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부는 ▲1단계에는 관세와 교통세 등 조정방안을 재경부 등과 협의하고 ▲2단계에는 교통세와 특소세 등 내국세와 관세를 인하하는 동시에 석유부과금에 대한 징수를 유예하며 ▲3단계에서는 비축유 방출 및 완충자금을 활용한 최고가격고시제를 시행하고 수급조정명령권을 발동할 방침이다. 산자부는 "현재 상황이 1단계에 해당한다"고 밝혀, 이미 세제 조정방안에 대한 부처간 협의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연계되는 에너지절약방안은 1단계에서는 자발적시책을, 2단계에서는 강제적시책을, 3단계에서는 공급제한 시책을 중심으로 관계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키로 결정, 이르면 내주중 1단계 시책이 시행될 전망이다. 산자부 예시에 따르면 1단계로 차량 10부제 참여를 당부하고 성탄절을 전후해 가로수 등에 설치된 꼬마전구를 철거하는 한편 일반 가정 1만가구의 신청을 받아 전기나 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을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0-15% 이상 절약한 경우, 전기요금의 일부를 돌려주는 `캐시백' 제도 시행을 검토중이다. 2단계에서는 에너지사용조정명령을 통해 유흥업소와 심야영화관 등의 옥외 전광판이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공원과 주유소 등 옥외조명 사용을 금지하는 한편 골프연습장, 스키장 등의 심야전기 사용을 제한할 방침이다. 또 3층 이하 승강기 운행을 금지하고 4층이상도 격층운행하는 방안과 신규 심야전력 사용신청을 받지 않는 방안도 포함됐다. 특히 3단계로 수급차질이 심각한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에너지 대량소비처에 대한 사용을 일부 제한하고 단계별 제한송전과 지역난방의 시간대별 제한 공급,강화된 차량부제 실시, 석유류 배급제 등을 시행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중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차량 부제는 국민생활과 법률적 문제점 등을 감안해 강제시행이 가능한지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중"이라며 "예시된 단계별 절약시책도 상황에 따라 시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