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이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가 재차 경기후퇴 국면에 진입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 보도했다. 미국 경제가 소폭의 회복세를 보이다가 재차 불황에 진입하는 이른바 W자형 경기 사이클을 의미하는 더블 딥에 진입할 가능성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저널은 지난주에 발표된 12월 산업생산과 기록적인 11월 무역적자 등 각종 경제지표의 악화는 작년 4.4분기에 미국의 경제 성장이 답보 상태에 근접했음을시사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성장이 소폭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2001년 3월부터 불황에 진입한 미국 경제는 같은 해 말부터 회복을 시작했고 작년 9월까지 연 3%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기업 회계 부정 스캔들 및 이라크 전쟁 발발 우려 등으로 증시가 침체에 빠지고 유가가 오르면서 더사 작년 하반기부터 투자와 소비 심리 등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 당장 미국이 더블 딥에 진입할 것으로 보는 경제전문가는 거의 없다.시장조사기관인 매크로이코노믹스 어드바이저에 따르면 작년 4.4분기의 미국 경제성장률은 0.5%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는 지난해 4.4분기의 성장률이 서부 항만 노동자 파업과 각종 인센티브 정책을 구사하고 있는 자동차업계의 들쭉날쭉한 매출에 의해 왜곡됐을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JP 모건을 비롯한 몇몇 기관은 작년 4.4분기에 미국 경제가 실제적으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메릴린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연구원은 지난 17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경제에 대한 낙관론자라도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만은 직시해야 한다"며 "지난 2년간 미국 정부가 쏟은 경기 부양 노력을 고려하면 미국 경제는 5~6%대의 성장을 구가해야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뉴욕 소재 JP 모건 체이스의 빌 샤프 연구원도 "앞으로 몇 주일 동안 더블 딥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이전보다 더 많이 오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