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363명의 임원 승진잔치를 벌인 것은 지난해 사상최대의 영업실적을 거둔데 따른 실적보상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사장단 승진 9명에 이어 임원인사에서도 승진자수를 작년(319명)보다 13% 늘렸으며 대규모 발탁인사도 병행해 실적과 능력에 초점을 맞춰 인사를 단행했음을 반영했다. ◆40대 약진 = 이번 부사장 승진자 25명중 삼성전자의 박노병(45), 조수인(47)씨 등 40대가 10명에 달하고 임원승진자의 평균연령이 45.9세로 낮아지는 등 40대의약진이 두드러졌다. 승진임원 전체의 평균연령은 지난 2001년 47.3세에서 작년에는 46.3세로 낮아졌으며, 전체임원에서 차지하는 40대의 비중은 인사전 59%에서 67%로 높아졌다. 30대 임원은 이정민 제일모직 상무보 대우 등 모두 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삼성이 시장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젊고 참신한 인물 발탁에 주력한데 따른 것이지만 이재용 상무의 후계구도를 염두에 둔 사전포석의 측면도 가미된 것으로 재계는 해석하고 있다. ◆오너 일가도 승진.이동 = 이건희 삼성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상무보는 당초전무급 이상으로 승진이 예상됐으나 차기정부의 개혁분위기를 의식, 상무로 올라서는데 그쳤다. 그러나 상무보에서 상무 승진이 보통 3년 걸리는데 비해 이 상무보는 2년만에 승진했다. 또 이 회장의 차녀 서현씨의 남편인 김재열 제일기획 상무보는 제일모직으로 이동, 부부가 한 회사에 함께 근무하게 됐다. 삼성측은 제일모직이 삼성의 인재를 양성하는 사관학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김 상무보의 역량을 키운다는 차원에서 제일모직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회장의 부인 홍나희씨의 여동생 홍나영 삼성문화재단 상무보도 상무로 승진했다. ◆여성.외국인도 대거 승진 = 미국 루슨트사 출신의 홈 네트워크 전문가인 이현정 삼성전자 상무, 하버드 대학 박사출신으로 CRM(고객관계관리) 전문가인 박현정삼성화재 상무보, 이탈리아 루아자베카리아사 수석 디자이너 출신인 이정민 제일모직 상무대우 등 3명의 여성이 임원으로 신규선임됐다. 이 여성 임원들은 이 회장의 핵심인력 확보지시에 따라 외부에서 스카우트한 고급인력들이라고 삼성은 전했다. 또 기존 여성임원 6명중 최인아 제일기획 상무보대우가 상무대우로, 홍나영 삼성문화재단 상무보가 상무로 올라서는 등 여성인력의 승진도 전례없이 많았다. 외국인으로서는 삼성전자가 작년 데이빗 스틸씨를 정규임원으로 선임한 데 이어삼성전자 미국 현지법인 휴대폰 판매책임자인 피터 스카르진스키씨를 상무보로 선임해 전세계에 근무하는 현지인들에게 승진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스카르진스키씨는 AT&T, 루슨트 등의 무선통신 기업에서 20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이동통신 사업 전문가로 97년부터 삼성전자 정보통신 판매법인에 근무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단일모델 100만대 판매기록을 달성했다. 그는 또 2001년에는 미국 최대의 통신운영 사업자 스프린트 PCS사와 장기협력관계를 구축, 3년간 30억달러의 초대형 거래를 성사시킨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발탁인사 = 탁월한 실적에 따라 일반적인 인사기준에 비해 조기에 승진시키는 '발탁 인사'와 1년만에 또다시 승진시키는 `대발탁 인사'도 두드러졌다. 발탁인사로 동료보다 빨리 승진한 사람은 전체 승진자의 21%인 76명에 달했고 이중에는 `자랑스런 삼성인 상' 수상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대발탁의 경우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 내장 및 대형 컬러 LCD를 개발, 카메라 폰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작년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했던 삼성전자 최도환씨는 이번에 1년만에 전무로 다시 진급했다. 또 삼성전자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장으로 모니터 부문 세계 1위를 유지하는데 기여한 유병률씨도 작년 상무로 진급한데 이어 이번에 다시 전무로 승진했다. 아울러 세계 최초로 양방향 동영상 휴대폰과 복합단말기를 개발한 삼성전자의 김헌배씨와 휴대폰 경량화.소형화 설계분야 전문가인 삼성전자 류영무씨도 부장승진 1년만에 상무보로 승진했다. ◆기술.영업.해외분야 승진잔치 = 삼성은 기업경쟁력의 핵심이 기술과 영업에 있다고 판단, 이번 인사에서 이 분야에 대한 승진을 확대했다. 연구개발을 포함한 기술직의 승진자는 총 125명으로 창사이래 가장 많았고 영업직의 경우는 93명으로 작년 85명에 비해 10% 이상 늘었다. 한편 해외부분 근무자들은 총 63명이 승진해 예년보다 폭이 커졌으며 특히 전략시장인 중국의 경우 7명의 신임임원을 배출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기자 ssh@y0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