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철강업계가 연초부터 인도 등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철강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부과를 정부측에 요구하며 자국산업 보호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 제2위 철강업체인 뉴코는 지난주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로버트 졸릭 대표와 도널드 에번스 상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수입철강 관세부과 대상국가에 30개 개도국과 멕시코를 추가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뉴코는 이 서한에서 지난해부터 인도, 이집트, 멕시코 등 개도국으로부터의 철강수입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를 막지 않을 경우 조만간 국내 철강업계가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에서 수입하고 있는 철강에 대해 최고 30%의 고율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이들 국가로부터의 수입은 줄어들었으나 대신 개도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뉴코는 이와 관련, 지난해 1월 t당 220달러선으로 떨어졌던 열연강판 국제가격이 한국 등에 대한 관세부과 이후 400달러선까지 치솟아 미국 업체들이 흑자로 돌아서는 듯 했으나 개도국으로부터의 수입물량 증가로 지난 12월 다시 300달러선으로떨어졌으며 최근에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인도, 이집트 등 개발도상국으로부터수입한 강판은 총 160만t에 달해 전년도 같은기간의 120만t에 비해 33%나 증가한것으로 나타났다. FT는 현재 미국의 관세 규정상 개발도상국이 제외돼있기 때문에 부시 행정부가당장 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나 이들 국가로부터의 철강수입이 계속 증가할 경우 관세부과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주요 철강업체들은 부시 행정부가 자신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불공정 무역에 관한 제소를 추진해 철강수입에 제동을 걸 것이라고 밝히며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