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팀 = 올해 소비심리 위축과 불안한 경제전망 등으로 내수시장이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들이 영업전략의 초점을 해외시장에 맞추고있다. 기업들은 수출이 올해 매출과 경영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지만 수출여건은 그리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수출에서 활로 찾는다' =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 전자업계 등은 영업전략의 초점을 수출확대에 맞춰 기업마다 수출 목표를 늘려잡는 등 공격적 해외마케팅에돌입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수출목표를 작년보다 13.5% 증가한 120만1천대, 기아자동차는 28.2% 늘어난 57만7천대로 잡아 현대차그룹은 양사를 합쳐 사상 최대인 177만7천대를 수출키로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중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차부문 10여개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하는 수출확대 사장단회의를 열어 수출증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내수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전망도 밝다고 할 수 없는 만큼 수출에서 활로를 찾는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디지털TV와 PC, AV제품 분야에서 가격경쟁력 강화와 퓨전모델 개발 등을 수출전략의 발판으로 삼아 백색가전의 수출을 20% 이상 늘리기로 했다. 2001년 670만대, 지난해 1천200만대의 휴대폰을 수출한 LG전자는 올해 미국, 중국, 유럽 등 기존시장 뿐 아니라 동남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 신흥시장개척을 통해 1천800만대를 수출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반도체 경기가 점차 살아날 것으로 판단, PC 등 기존 제품 외에 디지털TV, 캠코더, DVD 등의 시장 확대와 3세대 휴대폰, PDA(휴대용단말기)등 모바일 시장 증대에 주력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미국, 일본 등 주요 시장의 판매망을 계속 유지하고 중국,인도, 러시아 등 전략시장 개척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올해 대형 가전메이커의 주문자상표부착(OEM) 생산 매출비중을 늘리고 해외시장에서 안정적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는 대우 브랜드를 활용, 수출역량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해외법인을 지사 체제로 전환한 대우는 무세제 드럼세탁기와 산소에어컨등 친환경 제품을 앞세워 디지털 제품의 수출을 60% 이상 늘리기로 했다. 포스코는 철강생산량 감소 영향으로 올 수출목표(물량기준)를 작년보다 4.5% 감소한 611만t으로 잡았지만 고부가가치제품 수출을 통해 금액 기준으로는 작년대비 8% 수출신장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주력시장인 일본, 동남아, 중국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한 일반제품의 수출물량을줄이는 대신 `석유 및 가스관용 고급강판(API)', 자동차용 강판, 전기강판, 스테인리스강판 등 4대 고부가가치제품의 수출을 확대키로 했다. 연합철강은 올해 지난해 49만t보다 10% 가량 늘어난 53만t을 수출해 수출비중을42-43%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제지업계도 수출목표를 재조정해 한솔제지의 경우 품질력을 인정받고 있는 동남아 등에 대한 수출을 확대해 수출물량을 작년보다 10% 늘리기로 했다. ◆수출여건 = 전운이 감돌고 있는 이라크 사태와 환율, 유가동향 등을 감안할때 수출전망을 그리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세계에너지연구소(CGES)는 이라크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난다는 전제하에 올해 북해산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25.7달러로 내다봤지만 1.4분기의 경우 28.3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라크전이 장기화되면 국제유가(서부텍사스중질유.WTI 기준)가 배럴당 최고 80달러까지 치솟는 등 유가가 향후 2년간 현재보다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내외경제연구소는 유가가 배럴당 연평균 1달러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의 무역수지가 7.5억달러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원화환율의 경우 세계경제의 회복 지연 및 금융시장 불안정 등으로 작년과 마찬가지로 상당 폭의 등락을 거듭, 상반기에 1천220-1천250원 안팎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으며 하반기에는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김극수 동향분석팀장은 "올해는 달러화 불안이 지속되는 등 대외적 여건이 불확실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경제체질을 강화하고 수출과 투자회복 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일관성 있는 경제운용과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