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냉각에 따라 백화점 매출이 최악의 감소율을 보이며 2개월 연속으로 줄어들고 할인점도 11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또 지난해 구매고객수는 줄어든 반면 1인당 구매단가는 명품판매의 호조 등에힘입어 크게 높아져 소비패턴이 고급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9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작년 12월 대형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백화점은2001년 같은 달에 비해 17.3% 줄었고 할인점도 8.4% 감소했다. 이번 백화점 매출 증가율은 산자부가 동향조사를 시작한 2000년 11월 이후 가장낮은 것으로, 작년 9월(-1.4%) 15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진 뒤 10월(6.7%)에 반짝증가세를 보였다가 11월(-2.9%)에 이어 두달째 감소했다. 할인점도 작년 1월(-10.5%)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된 것이다. 이런 매출부진은 경기불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신용불량자 문제와 가계대출 억제 등이 겹치면서 연말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데 따른 것으로 산자부는 풀이했다. 특히 백화점의 경우 연말 세일행사가 없었던 것도 원인이 됐다. 품목별로는 거의 모든 품목의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백화점에서는 의류매출이 2002년 같은 때에 비해 25% 가량 감소했고 할인점도 생필품보다는 패션상품의 매출감소폭이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산자부는 말했다. 이에 따른 지난해 백화점의 매출증가율은 3.8%로 나타난 가운데 분기별로는 1분기 13.0%, 2분기 7.6%, 3분기 2.4%, 4분기 -4.9% 등으로 점차 감소했다. 할인점도 연간 3.2% 증가한 가운데 분기별로는 7.8%, 2.5%, 3.2%, 0.1% 등으로나타나 매출증가율이 점차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소비패턴을 보면 백화점의 경우 구매고객수가 2001년 대비 4.9% 감소한반면 명품을 비롯한 고가상품의 판매가 늘면서 1인당 구매단가는 6만859원으로 2001년(5만5천639원)에 비해 9.4% 증가했다. 할인점도 구매고객수는 2.2% 줄었지만 구매단가는 4만309원으로 7.9% 늘었다. 또 지난해 백화점의 상품군별 매출은 명품이 13.4% 늘어나면서 가파른 증가세를보였고 잡화(5.8%), 여성캐주얼(5.0%), 아동.스포츠(4.9%), 가정용품(4.2%), 식품(3.2%) 등이 늘어난 반면 여성정장(-2.0%)과 남성의류(-0.6%)는 감소했다. 산자부는 "올 1월 매출은 백화점이 2.9% 늘어나고 할인점은 24.7% 증가할 전망"이라며 "그러나 1월의 증가전망은 백화점세일과 설 특수 등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의성격이 짙기 때문에 소비심리 회복을 점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