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이 이번에 발표된 감세 정책으로 인해 스스로가 상당한 절세 효과를 보는 것으로 7일 분석됐다. 이에 대해 감세 반대론자들은 부시 행정부가 이번 조치를 `보통 미국인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결국 부유층에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임이 입증된 것이라고 일제히 비판했다. 경제금융정보 전문 서비스인 블룸버그가 경기 부양을 위해 마련된 부시 행정부의 감세 정책에 입각해 분석한 결과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1년분 기준으로 배당세와 소득세에서 모두 약 4만4천500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이번 조치로 연간 소득이 4만달러에 못미치는 4인 가족 미국인 가장이 평균 1천100달러의 절세 효과를 보는데 비할 때 근 44배에 달하는 규모다. 부시 대통령이 보는 혜택을 부문 별로 보면 주식 배당의 경우 그해 받은 금액이 4만3천805달러로 배당세를 완전히 철폐키로 함에 따라 약 1만7천달러의 세금을 절약하게 됐다. 소득의 경우 그해의 과세대상 금액이 71만1천453달러로 절세 효과가 2만7천500달러에 달한다. 부시 대통령은 스스로가 상당히 절세하게됐다는 지적에 대해 "본인의 자산은 백지 위임된 상태"라면서 따라서 "배당이 얼마인지, 세금을 얼마를 내는지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고위 공직자는 정책 수행의 공정성 유지를 위해 이른바 `블라인드트러스트'에 자산 관리를 위임토록 의무화돼 있다. 기업인 출신인 체니 부통령은 부시 대통령보다 훨씬 더 많은 세금을 절약하게 된다. 그는 2001년에 신고한 배당액이 27만8천103달러로 배당세 철폐에 따라 약 10만7천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세계 2위 유전서비스 회사인 핼리버튼의 최고경영자 출신인 그는 또 2001년도소득이 약 430만달러로 소득세 감세분이 약 22만달러로 계산됐다. 이에 따라 체니부통령이 절약할 수 있는 세금은 무려 32만7천달러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통령실 대변인은 체니의 절세에 대한 논평 요청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간 배당세 철폐 등 감세를 통한 경기 부양이 필요하다면서 이 조치가 부유층이 아닌 모든 미국인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체니 두 사람의 감세 효과가 이처럼 큰데 대해 감세 반대론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세금정의실현을 위한 시민단체'란 조직의 책임자 봅 맥킨타이어는 미국인의 평균 배당액이 연간 1만1천달러로 나오기는 하나 정작 중간치는 1인당 27달러 꼴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배당의 상당 부분이 부유층에 집중돼있음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의 감세 정책을 비판해온 `예산정책우선집행센터'의 조엘 프리드먼 수석연구원도 "부시 대통령이 말로는 보통 미국인을 위한다고 하나 이번 조치의 허구성이 백일하에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가 "평균치를 교묘하게 조작해 실상을 왜곡시켰다"고 맹공했다. 프리드먼은 이어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이 "미국인 95%에 비해 훨씬 많은 절세 이득을 얻게 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시카고 블룸버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