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의 라이프니츠 김나지움(인문계 중.고교) 9학년에 재학중인 알렉스(15)는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학교엘 가지 않았다. 시계 메이커인 '스와치' 매장으로 출근을 했기 때문이다. 매장을 청소하는 일부터 재고 정리, 화장실 청소, 배달 등의 하루 일과를 마치면 저녁 6시. 고달픈 일과였다. '오늘 20% 세일'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내 중심가인 '하우프트바헤'를 하루 종일 돌아다닌 적도 있다. 알렉스가 이렇게 한 달 동안 '사서 고생한' 이유는 9학년을 마치기 위해서는 '현장 실습' 과정을 반드시 이수해야 하기 때문. 자신이 원하는 기업이나 상점에 가서 3~4주가량 일한 뒤 보고서를 제출하는 이 과정은 '프락티쿰(praktikum)'이라는 일종의 인턴 프로그램이다. 알렉스는 "예전에는 매장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물건 하나를 팔기 위해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라이프니츠 김나지움의 뢰시 교장은 "독일의 16개주에 있는 김나지움은 대부분 9학년 과정에 '프락티쿰'을 포함시키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실제 비즈니스 세계를 직접 경험토록 하자는게 이 과정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베를린(독일)=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