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예산읍 주교리에 위치한 예산중학교. 이 학교는 지난 2년간 '작지만 알찬 실험'을 했다. 실험의 주제는 '경제교육'. 지난 2001년 소비자보호원으로부터 경제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되면서 아이들에게 경제에 대한 현실 감각을 키워주기 위한 갖가지 프로그램이 실시됐다. 대표적인 것이 방과 후 시간을 이용해 열었던 '알뜰시장'.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물건들을 모아 일종의 바자회를 열고 여기서 생긴 수익으로 혼자 사는 노인들을 도왔다. 아이들이 물건을 사고 파는데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제법 그럴싸한 판매전략도 등장했다. "잘 안팔리는 물건들은 따로 모아 싸게 팔거나 인형뽑기 등을 이용해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했어요."(2학년 이승훈) 아이들 손으로 자그마한 '경제신문'을 만들기도 했고 인터넷을 통해 경제용어의 뜻을 찾아내는 '정보사냥대회'도 열었다. 교실 바닥공사에서 나온 건축 폐자재로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DIY(Do It Yourself)활동'을 통해 아이들에게 일하는 기쁨을 맛보게도 했다. 이 학교 백원규 교사는 "여러 경제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경제의식이 이전에 비해 크게 향상됐다"며 "덤으로 교사와 학부모들의 경제지식도 늘어나는 '혜택'을 얻었다"고 말했다. 다른 학교에 비하면 시범학교로 지정받은 것으로도 큰 도움이었다고 교사들은 입을 모은다. 하지만 아쉬움도 컸다. 연간 6백만원이라는 한정된 예산은 교사와 학생들의 열의를 맘껏 펼치기에 부족한 액수였다. 이조원 예산중학교 교장은 "2년간의 경험이 사장되지 않도록 다른 학교와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예산=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