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수출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해보다 높다. 내수소비가 주춤해지면서 수출이 국내 경제성장을 이끄는 버팀목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03년 '한국발 수출호'를 견인할 주요 상품은 무엇일까. 올해는 세계 IT(정보기술) 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반도체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등 IT관련 상품이 지난해에 이어 우리 수출의 효자 상품 노릇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또 북미지역의 디지털 가전 수요의 지속적인 증가로 가전분야의 수출 확대가 기대되며 자동차도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품질 경쟁력 향상으로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는 반도체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선박 석유제품 합성수지 영상기기 철강판 의류 등을 '2003년 한국 수출의 10대 상품'으로 꼽았다. 반도체 =올해에도 우리 수출을 이끌어갈 대표 상품. 반도체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이 지연되면서 최근 D램 업체들간의 제휴와 재편이 확대돼 공급초과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D램 시장은 구조조정이라는 혼돈을 겪은 뒤 IT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 하반기 이후 호황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2.4분기 이후 반도체 수요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PC시장에서 업그레이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총수출은 지난해보다 19.3% 정도 증가한 1백98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자동차 =현대차의 북미시장 호조 지속과 GM대우차의 EU(유럽연합)시장 수출 회복이 본 괘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승용차를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3사의 공격적인 수출 마케팅이 지속되고 신모델의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내수 중심에서 수출중심으로 전환될 전망이며 중형차와 RV차종 등 고급차종의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이라크전 발발 위험으로 유가부담이 커질 경우 성능대비 가격부담이 작은 한국차에 수요가 몰릴 것이란 예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중남미와 중동국가들의 불안정한 경제상황은 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무선통신기기 =IT 강국의 이미지를 앞세워 핸드폰 셋톱박스 등 무선통신기기에서의 수출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백35억달러에 이르던 무선통신기기 수출규모는 올해 1백67억달러로 23.2% 증가,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가장 큰 수출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과 유럽에서의 2.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본격화, 중국의 이동통신 시장 급성장,신제품에 대한 교체 수요 증가 등이 수출에 호재로 꼽힌다. 컴퓨터 =모니터 PC 등 컴퓨터 관련 제품 수출은 지난해(1백29억달러)보다 7.3% 늘어난 1백39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기업용 PC의 교체수요가 늘어나고 초고속 인터넷망 확산과 VoIP(인터넷전화) 사용 증가로 일반 소비자용 PC 수요도 늘 전망이다. 또 '1인 2PC' 시대가 펼쳐지면서 세컨드 PC로 노트북 컴퓨터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LCD모니터 및 컴퓨터 부품의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선박 =지난 2000년 하반기 대량 수주한 물량이 본격 인도되고 생산성 향상에 따른 공기 단축으로 올해 수출규모는 1백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된다. 품목별로는 탱커와 특수기능 선박은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지만 컨테이너선 등 기타 화물선은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지역별로는 EU와 라이베리아 싱가포르로의 수출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석유제품 =석유제품의 수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통상 석유제품의 경우 원유를 들여다 휘발유 등유 경유 중유 등을 만들어 국내에서 소비하는게 일반적이지만 수급과정에서 남아도는 물량은 대부분 수출하고 있다. 올해 수출물량은 55억달러 규모로 전망되고 있다. 정유업체들은 고도화 설비를 활용한 저유황 벙커C유나 윤활유 등 고부가제품으로 수출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합성수지 =ABS PP PE PVC 등 주요 합성수지 제품의 공급과잉과 세계경기 침체의 지속으로 큰 폭의 수출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에서의 수요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난해(47억달러)를 약간 상회하는 50억달러의 수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영상기기 =컬러TV 캠코더 VCR DVD 등 영상기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두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지털 지상파.위성.케이블 방송 등 디지털 인프라 확산으로 디지털TV와 DVD 등 디지털 영상가전이 강세를 띨 전망이다. 철강판 =열연강판 냉연강판 아연도강판 등 철강판의 수출은 지난해 36억달러에서 올해 40억달러로 조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열연강판은 지난해보다 4.5% 증가한 11억달러 정도 수출될 전망이다. 섬유제품 =전통적인 수출 효자 상품인 섬유제품의 수출은 지난해보다 3.8% 정도 감소한 4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선진국의 수출단가 인하요구가 갈수록 심해지고 후발개도국의 품질 경쟁력 향상으로 수출 고전이 예상되지만 한류열풍에 힘입어 대(對)중국 수출은 17%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