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5일 미국 뉴저지 렛지우드의 한 농장인 '해롤드 팜'. 이스턴파크고등학교 1학년인 데미 무어 군(16)이 나무와 씨름을 하고 있다. 혹독한 추위지만 데니의 이마에는 연신 구슬땀이 흐른다. 데니는 크리스마스 트리용 나무를 자르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이다. 때가 때인 만큼 일요일인데도 일이 많다.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하고 받는 돈은 시간당 7달러와 팁. 대니의 '알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저녁에는 아이를 돌보는 '베이비시터'로 변신한다. 이 역시 시간당 7달러. "용돈이 끊긴 열세살부터는 내 돈은 내가 벌어 써야 했거든요." 현재 대니의 통장에 들어 있는 돈은 6백46달러. 학기중 아르바이트를 하기 힘들 때 용돈으로 쓸 참이다. 대니의 부모는 두 아들 스티븐(19)과 대니가 열세살 되던 해부터 용돈을 주지 않았다. 일하는 체험을 통해 돈의 가치를 배우도록 하겠다는 의도에서다. "2년전 아르바이트로 모은 전재산 1백30달러를 게임기 사는데 써버렸어요. 부모님은 아무 말씀도 안하셨죠. 그런데 다음 주말에 여자 친구와 처음으로 영화를 보러 가게 됐어요. 울며 불며 졸랐지만 결국 1센트도 못받았지요." 결국 대니는 여자친구와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고 이 '사건' 이후 '돈벌기'는 물론 '돈관리'에도 신경을 쓰게 됐다. 아버지인 토니 무어씨는 "아이들이 학비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대학 학자금은 대주겠지만 개인 씀씀이를 위한 용돈은 절대로 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한다. 렛지우드(뉴저지)=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