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닐의 가정처럼 '인센티브 제도'를 활용하는 가정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콜로라도주 덴버 북쪽의 노스글렌 마을. 제설 작업 아르바이트에 바쁜 브라이언 앤더슨(9.웨스트뷰초등학교 4학년)을 만났다. "올해는 눈이 많이 내려줘서 다행이에요. 작년에는 수입이 별로 없었거든요." 브라이언의 한 달 용돈은 20달러 내외. 그러나 언제나 이 정도의 용돈을 다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철저한 포인트제를 따르고 있어서다. 브라이언의 용돈은 지난달 실적을 기초로 결정된다. 브라이언이 집에서 맡은 일은 개 먹이주기, 신문 주워오기 등 10여가지. 하나의 일마다 한 달에 2달러씩 주어진다. 이 일을 다 해야 20달러 정도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용돈을 온전히 다 받으려면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그 일을 제 때 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만큼의 불이익이 온다. 예컨대 개 먹이주는 일을 닷새 정도 게을리했다면 1달러50센트 정도밖에 받지 못한다. 열흘 정도 신문을 제 때 주워오지 않았다면 용돈 1달러가 날아간다. "20달러를 받는 달은 거의 없어요. 10달러가 평균이고 15달러를 받으면 아주 잘 받는 거죠." 학교 생활도 용돈에 영향을 준다. 숙제를 빠뜨렸거나 성적이 떨어지면 다시 용돈이 줄어든다. 반대로 모든 것이 완벽하게 되면 약간의 보너스도 돌아온다. "친구들도 대부분 저와 비슷해요. 눈이라도 와야 조금 여유가 생기죠. 12월에는 크리스마스 선물도 사야 하고... 이래저래 씀씀이가 커지거든요." 브라이언은 오늘 올린 소득으론 크리스마스 때 부모님이 사주기로 한 X박스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는데 보탤 예정이다. 인센티브는 시장경제의 윤활유다. 성과에 대한 철저한 보상과 잘못에 대한 징계를 통해 조직 사회를 더욱 잘 움직이게 하는 제도다. 미국은 가정에서부터 조직사회에 이르기까지 성과를 올리면 그만큼 더 얻을 수 있다는 의식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가정에서 '인센티브 제도'를 실시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가치관의 선후 문제다. '당근'이나 '채찍'으로 행동을 유발하거나 억제해서는 안된다는 것. 전문가들은 인센티브가 '뇌물'이나 '협박의 수단'이 아닌 두드러진 성과에 대한 특별한 대가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점에서 저명한 아동교육전문가인 알피 콘 박사의 조언은 귀 기울일만 하다. "당연히 해야 할 일에 '당근'을 제시하지 말라. 자칫 '당근'이 없이는 행동하지 않는 수동적인 게으름뱅이를 길러낼 수 있다." 덴버(콜로라도주)=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 < 용돈 교육 6계명 > 1. 일정한 날, 일정한 시간에 주어라. 2. 약간 부족한 듯 싶게 주어라. '선택'과 '결정'을 배운다. 3. 용돈 기입장을 쓰도록 하라. 4. 저축, 지출, 기부 등으로 나누어 쓰는 습관을 가르쳐라. 5. 용돈을 어떻게 쓸지 일일이 간섭하지 말라. 6. 당연히 도와야 할 집안일과 용돈을 결부시키지 말라. ( www.inforpleas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