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대기업 그룹들이 운영하고 있는 구조조정본부가 사실상 '그룹'의 비서실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보고 폐지를 권고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김대환 경제2분과 간사는 2일 "구조조정본부의 유효성과 존속 여부를 검토할 때가 됐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선 기업자율에 맡기되 (지지부진하면 정리를)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간사는 또 벤처기업정책과 관련,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정부에 의한 벤처지정제와 지정만 되면 지원해 주는 방식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며 관련 정책을 시장친화적인 방향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정우 경제1분과 간사는 "경제분야의 새 제도들은 성장잠재력을 배양하는 것과 충돌하지 않는 방향으로 도입될 것"이라며 김 간사와 다소 다른 견해를 밝혔다. 이 간사는 증권집단소송제, 금융사 계열분리 청구제 등 금융관련 공약과 관련, "새 제도의 도입여부와 시기는 아직 논의하지 못했다"면서 "성장잠재력 배양을 중시하는 가운데 공약이 충돌하거나 모순되지 않는 방향으로 도입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또 노사정위원장의 직급을 장관급에서 부총리급으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는 당초 부총리 가운데 한명이 노사정위원장을 겸임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위원장이 단순히 회의나 주재하는 자리가 아니다"는 반론이 제기돼 이같은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노 당선자는 당초 6일부터 2개 부처씩 돌아가며 받기로 했던 부처별 업무보고 청취계획을 바꿔 중순부터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문화 등 분야별로 관련 부처 합동 보고를 받기로 했다. 이는 노 당선자가 이날 간담회에서 "관례에 따른 일상적인 업무보고는 이중삼중 보고의 폐단이 있는 만큼 지양돼야 한다"는 의견을 보인데 따른 것이다. 정순균 인수위 대변인은 "새 정부의 비전과 아젠다를 정한 후 4∼5개 또는 5∼6개 주요 의제를 설정해 관련 부처 합동보고를 이달 중순부터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허원순.김병일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