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 성장은 수출과 투자가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달렸다."


정부 한국은행이나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한결같이 전망하는 올해 한국 경제의 기상도다.


한동안 성장을 이끌었던 민간소비가 빠르게 둔화되고 만큼 전통적인 성장의 두 축인 수출과 투자 흐름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대체로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7%)보다는 다소 높아지고 설비투자는 증가율은 10% 안팎에 이르는 회복세를 예상하고 있다.


올해 적어도 잠재성장률(5%대) 수준의 성장을 점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어 올해도 수출 목표치를 달성한다면 성장기조를 유지하는데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올해 수출과 투자의 기상도에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내외 악재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 수출호조 기대해도 될까


산업자원부는 올해 수출이 1천7백50억달러로 지난해의 1천6백20억달러(잠정치)보다 8.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목표액만 따진다면 2000년(1천7백22억달러)를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처럼 수출호조를 기대하는 주요인은 올해 세계경제가 지난해 2.8%보다 크게 높은 3.7%의 성장(IMF 전망치)을 이룰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경기가 회복될수록 세계 교역증가율도 높아지게 마련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교역 증가율이 지난해 2.1%에서 올해 6.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6%에서 7.7%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등 아시아시장의 지속적인 성장과 세계 반도체시장의 회복도 수출 호조를 기대하는 근거가 된다.


품목별로는 반도체(19.3%) 무선통신기기(21.9%) 컴퓨터(6.9%) 자동차(4.8%)가 수출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악재도 적지 않다.


미.이라크 전쟁 가능성과 계속되는 국제유가 불안, 그리고 중국과의 경쟁 심화, 세계적인 수입규제 강화 등은 '수출 한국'을 위협하는 요인들이다.


북한핵 문제 역시 사태추이에 따라 수출은 물론 경제 전반에 치명타를 가할 수도 있다.


김동선 산자부 수출과장은 "올해 세계경제에 긍정요인과 부정요인이 함께 있지만 현재로선 긍정정인 측면이 우세한 것으로 본다"며 "미국 일본 등 선진국 경기가 완만하게나마 회복될 것으로 보여 수출전망치를 달성하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투자가 내수 부진 상쇄할까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를 합친 총고정자본 형성이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01년 감소세를 보인 총고정자본 형성은 지난해 4.4% 증가세로 반전된데 이어 올해도 견조한 증가세(5.6%)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설비투자는 최근 기업의 여유자금 증가와 그동안 투자실적이 부진한데 따른 통계상 반등효과 등을 감안할 때 지난해보다 8~1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상반기부터 경기 불확실성이 점차 제거된다면 하반기부터는 폭발적인 투자 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각 연구기관들은 보고 있다.


건설투자도 지난해 하반기에는 잇따라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으로 인해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올해 1.4분기부터 점차 회복세를 탈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전체적인 건설투자 증가율은 4.1%로 지난해 2.5%보다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중구 산업연구원 산업동향분석실장은 "올해는 소비수요가 아닌 수출과 투자 증가가 성장을 주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내수시장이 좁은 한국으로서는 바람직한 성장 구조"라고 말했다.



<> 외국인 직접투자도 늘어날까


올해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 전망은 그다지 밝지않다.


미국 기업들이 지난해 회계부정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데다 세계적인 주가 약세, 미.이라크전쟁 우려로 국경을 뛰어넘는 M&A(인수.합병) 활동이 전반적으로 크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


여기에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면서 세계 직접투자 자금을 싹쓸이하는 것도 한국에는 악재다.


정부는 월드컵이 열린 지난해에도 FDI 유치 실적(신고기준)이 당초 전망치 1백30억달러에 크게 못미친 1백억달러 안팎에 머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도 이 수준을 넘기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문제는 FDI 유치액이 2000년 1백57억달러를 정점으로 빠른 속도로 뒷걸음질하고 있다는 점이다.


FDI는 국내 투자 수출 성장에 적지 않게 기여한다는 점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중국이 연간 4백억달러를 훨씬 넘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돼 7~8%의 성장을 구가하는 점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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