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과 유가 불안, 미국 달러화와 약세와 주식시장 침체 등 세계경제의 불안 조짐 속에서 금이 안전한 투자처로 각광받으면서 금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온스당 350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는 국제 금값이 이라크전 개전 이전에도 온스당 50 달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미국 일리노이주 소재 자산관리업체 프로스펙터 자산관리의 레너드 캐플런 사장은 "금값이 온스당 380-400 달러에 이를 가능성이 있으나 이 선을 넘어서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24일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347.30 달러로 장을 마감함으로써 종가기준으로 97년 5월 이후 5년 7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값은 이로써 올해들어 24%나 급등했다. 이와 같은 연간 금값 상승폭은 인플레이션 대책으로 투자자들이 금을 경쟁적으로 사들이면서 한해 동안 두배 이상으로 가격이 뛰어 올랐던 지난 79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뉴욕 허드슨 리버 선물의 금 거래인 빌 재넌 씨는 "이라크전이 발발하면 금 가격은 급격하고 신속하게 상승했다가 곧 내림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90년 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직후 3주간 금값은 12% 급등했다 10월 들어 원상으로 회복된 바 있다. 그러나 걸프전 개전 다음날인 91년 1월 17일에는 7.4%나 하락했다. 금 거래인들은 내년에 미국 경제가 회복돼 주가와 달러화가 동시에 강세를 띨 경우에는 금값이 안정세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