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가 올해 환율하락에 따라 수천억원대의 환차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 LG칼텍스정유,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4개 정유사의 환차익은 올들어 3.4분기까지 모두 3천700억원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SK㈜는 올해 3.4분기까지 987억원의 환차익이 발생, 영업이익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흑자기조를 유지했으며 LG정유는 3분기까지의 환차익이 같은 기간 정유부문 영업이익 1천400여억원과 비슷한 규모인 1천33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에쓰-오일은 3.4분기까지의 영업이익 550억원의 3배에 가까운 1천370억원의 환차익을 거뒀다. 환율 급변동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원유 수입량의 50% 이상을 '환 헤징' 방식으로 도입한 현대오일뱅크는 오히려 환율 인하에 따른 이익폭이 줄어들어 4개사 중 가장 적은 220억원의 환차익을 얻는 데 그쳤다. 올해의 경우 환율이 꾸준히 하향안정세를 보인 덕에 대부분의 정유사들이 환차익을 거뒀으나 환율이 급등한 지난 2000년과 2001년에는 각각 1조1천489억원과 5천484억원의 엄청난 환차손을 입은 바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심화된 출혈경쟁의 영향으로 올해도 대부분의 정유사들이 영업부문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그나마 환차익 덕에 그럭저럭 흑자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