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9년 10월 이후 3년이 넘도록 해외를 떠돌고 있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귀국설이 다시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김 전 회장은 과연 장기 해외생활을 접고 귀국을 감행할까. 이에대해 김 전 회장의 한 측근은 "김 전 회장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과 대우그룹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라며 "현 정부가 그랬던 것처럼 김 전 회장을 외화도피와 같은 파렴치범으로 매도하는 분위기에서는 절대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3년이든 4년이든 이제 시간은 중요하지 않으며 명예회복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이 지금까지 귀국을 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현 정권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대우그룹 해체과정에도 모종의 '기획'과 '음모'가 작용했다고 김 전 회장은 생각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과거 대우 핵심 인사들은 지난 19일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노무현 당선자와 새 정부 인사들의 태도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최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억울한 심경의 일단을 나타냈다. 그는 대우의 패망원인에 대해 "김대중 정권 신흥관료체제와의 근원적인 갈등 때문"으로 분석하면서 "그 사람들을 너무 믿은 것이 실착"이라고 말했다. 또 해외 재산도피 혐의와 관련해서는 "물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가 물을 탐내겠느냐"며 "내가 개인의 영리를 위해 세계경영을 하고 다녔다는 얘기는 한국기업 전체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변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