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상선 이사 겸 현대아산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강명구 현대택배 부회장이 최근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정 회장이 친정체제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최근 미국 출장길에 나섰다 24일 귀국한 노정익 현대상선 사장은 미국 방문중 정 회장을 만나 중요 경영현안들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지난 9월 현대상선의 대북지원설이 터지면서 넉달째 해외에 머무르고 있다. 노 사장은 자동차선단 매각 완료 사실및 컨테이너선 시황 등 전반적인 경영상황과 함께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른 정치권 동향 등을 보고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정 회장은 우선 노무현 당선자의 대북정책 기조가 현 정부를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 안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아산을 중심으로 한 대북사업 여건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한 때문이다. 하지만 정 회장이 귀국을 앞당길 수는 있어도 이같은 상황변화를 틈타 경영일선에 복귀할 것 같지는 않다는게 지배적 관측이다. 그동안 정부나 채권단으로부터 너무 많은 지원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고 대북사업 역시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최근 불거진 북한 핵 문제도 정 회장에겐 걸림돌이다. 다만 정 회장은 모래알처럼 흩어질 위기에 놓였던 계열사들을 추스리는데는 많은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에 측근을 앉힌 것이 정 회장의 이같은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