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경제'의 철저한 추구만이 한국 경제의 살 길이다. 한국은 지금 안팎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안으로는 국내기업들의 잇단 해외이전과 외국인의 투자기피로 '산업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모든 산업분야의 세계시장을 하나로 묶는 뉴라운드(DDA) 협상이 새해부터 본궤도에 오른다. 미국 EU(유럽연합)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간에 자유무역협정(FTA)이 확산되면서 글로벌화를 뺨치는 '통상블록화' 물결도 거세다. 아쉽게도 한국은 이 도도한 물결에서 가장 뒤처져 있다. 전세계적으로 1백80여개의 FTA가 발효중이지만 한국은 최근에야 칠레와 FTA에 가까스로 합의했다. 한국이 '열린 경제'로 나아가는데 발목을 잡는 요인은 한둘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폐쇄적 경제마인드'가 가장 심각한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외국인이 한국 기업을 인수할 때면 어김없이 '헐값 매각 시비'가 불거져 나오고, 국제무역협상에서 개방 문제가 도마위에 오를 때마다 '일단 비껴 가고 보자'는 식이다. 국제 사회에서 모든 협상이 '주고 받기(give and take)'를 전제로 한 '거래'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신문사와 LG경제연구원이 공무원 기업인 대학교수 연구원 등 경제 전문가집단을 대상으로 공동 실시한 설문조사(응답자 3백명)에서도 10명중 7명꼴(68.3%)로 개방문호를 더 넓혀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의 일부 취약산업이 입을 타격에도 불구, 개방이 궁극적으로 경제 전반에 가져다 줄 이득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이란 의견이다. 국내산업의 경쟁력이 확보될 때까지 연기하자는 의견은 31%에 그쳤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