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자동차 시장을 뚫어라' 자동차 수출의 북미 편중도가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차업계가 내년도 서유럽 수출목표를 대폭 늘리는 등 서유럽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 나섰다. 올 한해 유로화 약세와 서유럽 자동차시장의 전반적인 위축 등으로 수출이 감소했던 서유럽에서의 부진을 털고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수출국 다변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000년 서유럽 수출대수가 26만대를 넘어섰으나 지난해 24만3천여대에 이어 올해도 23만7천여대(예상치)에 그치는 등 서유럽수출이 최근 몇 년간 감소세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내년도 서유럽 시장에서의 판매목표를 28만대 가량으로 20%정도 늘리는 한편 소형차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시장 특성을 감안, 소형 다목적차량(MPV)인 겟츠와 라비타를 전략 차종으로 정해 마케팅을 한층 강화키로 했다. 특히 서유럽 시장에서의 디젤 차량의 판매 증가 추이에 따라 내년중 겟츠 디젤을 새로 투입하는 등 현재 35% 가량을 차지하는 디젤 수출차량의 비중을 40%대로 늘릴 방침이다. GM대우차도 GM의 대우차 인수 당시 오스트리아와 베네룩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등의 판매법인을 인수한데다 서유럽 시장이 GM대우의 전체 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여기에 거는 기대가 크다. GM대우차는 3-4년 내에 서유럽시장에서 연간 20만대를 판매한다는 야심찬 목표아래 현지 네트워크의 강화에 나서기로 했으며 장기적으로는 수출용 디젤 승용차 개발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지난 9월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칼로스 1.4ℓSOHC를 서유럽에 본격 출시한데 이어 내년중 칼로스 1.2ℓ등 투입 모델을 다양화하고 최근 선보인 준중형 신차 라세티를 내년 하반기에 서유럽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차는 95년을 전후해 마티즈와 라노스, 누비라 등을 앞세워 서유럽 시장에진출한 뒤 수출대수가 매년 증가, 99년에는 19만여대를 수출하기도 했으나 회사 부도 등으로 수출이 급감, 지난해 12만여대에 그친데 이어 올해는 8만5천대 정도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아차도 92년 서유럽 시장 진출 후 2000년 8만3천198대, 지난해 8만7천464대를수출한 이후 올해는 지난달까지 7만4천65대 판매에 그쳤으나 내년에는 11만2천대(디젤 차량25∼30%)로 목표치로 늘려 잡았다. 이를 위해 서유럽 현지 판매망을 강화하고 내년초 국내에 출시할 고급 대형 세단인 `오피러스' 등 신차를 내년 하반기에 추가로 투입키로 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유로화 약세도 강세로 돌아서고 있어 내년에는 서유럽 차수출이 회복세로 반전돼 올해의 39만6천대에서 8.6% 가량 늘어난 43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자동차 수출은 지난 94년까지 북미가 서유럽보다 우위를 보이다 95년 역전된 뒤 99년까지 서유럽이 앞섰으나 지난해 다시 뒤집혀 올해 북미 수출이 전체의 50%를 넘어서는 등 수출 지역 편중화가 심화돼왔다. 업계 관계자는 "달러 환율 변동 등 변수가 있는 만큼 수출다변화는 선택이 아닌필수"라며 "디젤 차량 및 소형차 강세 등 유럽차 시장의 특성을 살린 마케팅 전략이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