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단순 조립제품을 생산하는 선진국들의 하도급 생산기지가 아니라 진정한 '세계의 공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중국 관영 인민일보가 지난 19일 보도했다. 인민일보는 이날 가전 통신기기 등 제조업분야 1백여개 품목에서 중국이 세계 생산량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또 이런 추세로 간다면 전체 제조업 생산량은 3년 후 독일을 앞지르는 데 이어 2015년 일본,2030년에는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분야별 선두 품목을 보면 컬러TV의 경우 지난해 총 3천9백36만대를 생산,전세계 생산량의 29%를 차지했다. 또 카메라와 세탁기를 5천5백14만대와 1천4백43만대 제조해 생산 비율이 각각 50%,24%에 이르렀다. 냉장고 에어컨 전자레인지 등도 선진국을 따돌리고 수위를 달렸다. 이에 따라 이들을 생산하는 하이얼 TCL 캉지아 춘란 등은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를 굳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뒤처졌던 정보기술(IT) 및 생명공학(BT) 분야에서도 세계 톱클래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컴퓨터 모니터의 경우 작년 4천5백90만대(42%)를 생산했으며,전화기는 세계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표적 의약품인 페니실린과 비타민도 60%와 50%를 생산,전세계 생산량의 절반을 넘어섰다. 기계분야에서는 트랙터와 컨테이너를 각각 2백10만대와 1백53만TEU를 생산,전세계 물량의 80% 이상을 거뜬히 분담했다. 이외에도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비단을 비롯 철강 화학비료 오토바이 완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 신문은 "중국이 지난 20여년 동안 수출주도형 경제를 강력히 추진한 결과 주요 제조업 분야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냈다"며 "자동차 반도체 컴퓨터 통신기기 등 첨단제조업 분야에서도 선두권 도약이 멀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하지만 중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외형 성장 과정에서 △하이테크 기술 부족 △경영진의 전략 부재 △미온적인 신제품 개발 △브랜드 인지도 약화 등의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주요 제조업 단지가 광둥 상하이 톈진 등지에만 편중·포화상태에 있어,새로운 공단을 개척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