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라크와 베네수엘라 사태가 겹쳐 석유 생산이 중단될 경우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20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저널은 베네수엘라의 경우 총파업으로 인해 석유 수출이 3주일째 중단됐고 이라크도 미국의 공격이나 이라크의 독자적 결정에 의해 석유 수출이 중단될 수 있다고지적했다. 릴와누 루크만 OPEC 의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OPEC의 산유 능력에 한계가 있음을 기억하자"고 말했다. 수급 차질이 빚어질 경우 부시 행정부는 전략비축유를 방출할 가능성이 매우 크며 26개 회원국이 가입된 국제에너지기구도 상당량의 비축유를 확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OPEC가 충격 흡수 역할을 맡지 않는다면 석유시장은 충격까지는 아니더라도 시세 급등에 취약한 상황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뉴욕상품거래소의 폐장 시세는 배럴당 30달러56센트로 베네수엘라의 수출중단에 따라 한 달 동안 20% 가량이 올랐고 1년 전보다는 50%나 치솟은 수준이다. 지난달 베네수엘라와 이라크의 산유량은 각각 하루 266만배럴과 239만배럴로 합하면 505만배럴에 이르는 것으로 국제에너지기구는 집계했다. 저널은 OPEC의 비가동 설비가 하루 330만배럴이고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상조치와신규 유정 굴착에 의해 90일 이내에 하루 100만배럴을 추가할 수 있으나 여분의 생산 용량을 모두 동원해도 베네수엘라와 이라크의 공백을 메우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OPEC 관계자들은 유가가 계속 배럴당 30달러를 웃돈다면 증산에 나서겠지만 베네수엘라 사태에 이라크 요인까지 겹치면 상황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