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5930]가 내년 불투명한 경기상황에도 불구, 5조원 이상의 대규모 시설투자를 단행한다. 삼성전자는 "대선후의 경기불안, 이라크전쟁 발발 가능성, 세계 경제의 침체 지속 등 불안요인으로 내년 경기를 어둡게 보는 전망이 많지만 반도체와 TFT-LCD 부문을 중심으로 5조원 이상의 시설투자를 계획중"이라고 17일 밝혔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내년 투자규모는 사상 최대 투자를 기록했던 2000년 5조2천억원에는 다소 못미친 것이나 올해 4조8천800억원보다는 늘어난 것이다. 가장 큰 투자부문은 지난 9월 1천335억원을 들여 골조공사에 들어간 경기도 화성공장의 반도체 300㎜(12인치) 12라인으로 내년 1.4분기중 공사가 마무리되는대로 클린룸 등 장비발주를 시작, 설비투자에 3조원 가량을 투입키로 했다. 12라인은 3.4분기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며 초기 월 2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하다가 연말부터 단계적으로 생산량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300㎜ 웨이퍼는 기존 200㎜(8인치) 웨이퍼에 비해 생산량은 2.5배 많고 생산비용은 30% 절감돼 생산효율성이 극대화되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삼성전자는 또 최근 수요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17인치 이상의 대형 모니터용과 20인치 이상의 TV용 TFT-LCD 생산을 위해 5세대 두번째 라인에 1조5천억-2조원을투자키로 했다. 이 라인은 기존 5세대 라인기판과 같은 규격 1100X1250㎜보다 큰 사이즈로 이달 골조공사를 시작해 내년 상반기중 설비투자를 마무리, 10월부터 월 6만장을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이와함께 기존 반도체 라인의 업그레이드와 휴대폰 시설 확충에 4천억-5천억원을 투입하며 드럼세탁기 등 가전부문과 디지털미디어 부문에도 1천억원 이상을 생산설비 보완에 사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초 내년 경기전망을 감안, 투자계획을 보수적으로 검토했으나 업체간 경쟁이 가속화되고 시장규모가 확대되는 분야에 대해서는 선행투자가 적기에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투자규모를 확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