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전자업체인 KEC가 모니터와 TV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 전자기기사업을 구조조정하면서 소신호용 반도체 전문업체로 탈바꿈하고 있다. KEC는 소신호용 반도체업계 1위인 일본의 롬사를 5년내에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선다는 목표를 세우고 반도체사업 확장전략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곽정소 KEC 회장은 17일 "이번 사업연도(2002년4월1일∼2003년3월31일)에 5백억원이상의 순이익은 무난하다"며 "앞으로 소신호용 반도체업계에서 1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년 공장을 한 개씩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KEC는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떨어지는 전자기기사업에 대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이익은 크게 늘어나 구조조정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매출은 지난 사업연도의 5천5백93억원에서 이번 사업연도엔 5천2백66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했다. 그러나 이익은 지난 사업연도 3백31억원에서 이번 사업연도에는 5백2억원을 넘어서고 내년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는 상반기중 LCD모니터사업을 정리했으며 현재 TV사업을 구조조정하기 위해 매각과 분사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곽 회장은 "지난 1969년 회사가 설립된지 30여년동안의 경험으로 볼때 부품사업이 핵심역량이라는 결론을 내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전자 완제품산업이 성장하고는 있지만 중국업체들과의 원가경쟁에서 밀리고 있어 사업환경이 바뀌고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 소신호용 반도체는 일본의 롬사가 세계 1위로 시장의 17.6%(2001년 기준)를 장악하고 있으며 KEC는 시장점유율 8.4%로 5위를 기록하고 있다. 곽 회장은 "일본전자업체들이 자국 업체 제품만을 사용해 20년 동안 시장을 뚫지 못했으나 원가경쟁이 치열해지면서 KEC제품 사용이 크게 늘고 있다"며 2007년까지 시장점유율 20%,업계 1위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일본전자업체들이 중국과 동남아로 생산기지를 옮기면서 자국 기업의 눈치를 덜보게 됐다고 덧붙였다. KEC는 중국시장을 겨냥,현지 공장설립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중국 장쑤성 우시에 반도체 전공정 생산라인과 광둥성 중산에 조립공장 설립공사를 시작,2004년3월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연구개발도 강화할 예정이다. KEC는 올해 R&D비용이 1백억원 수준으로 매출액의 2.5%선이었으나 내년에는 5%수준인 2백억원으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 ------------------------------------------------------------------------ [ 용어설명 ] 소신호용 반도체 = 영상 음향신호 전압 등을 증폭시키는 전자제품의 핵심부품으로 휴대폰 1대에 20~30여개가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