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2주 연속 하락했다.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이라크전쟁과 북한핵문제등 국제정세 불안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게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다우지수는 지난주 2.5% 하락한 8,433.71을 기록했고 나스닥은 무려 4.2% 주저앉은 1,362.42를 나타냈다. 8주 연속 20%이상 올랐던 다우는 최근 두주동안 5% 떨어졌고 30% 이상 치솟았던 나스닥은 8% 하락한 셈. 투자자들은 '크리스마스 랠리'를 기대하고 있지만 전망이 그리 밝은 편은 아니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금값 석유값이 오르는등 주변 여건이 증권시장의 기대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탓이다. 달러화는 지난주말 유로당 1.0226달러로 지난 2000년 1월 13일이후 약 3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상 달러화 약세는 미국 증시의 약세를 가져왔는데 올들어 달러화는 유로화보다는 13%, 일본 엔화보다는 8.5% 하락했다. 금융시장이 불안해 지면 가격이 오르는 금값과 석유값도 치솟고 있다. 전쟁불안감이 커지면서 금값은 지난 주말 온스당 333.80달러(2월인도분 기준)까지 올랐다. 이는 약 5년반만의 최고 수준이다. 석유값도 미국의 주요 수입국인 베네즈웰라의 석유산업 파업으로 8주만의 최고치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악재가 쏟아지면서 뉴욕증권거래소의 주식거래량이 최근들어 하루평균 12억주수준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도 시장분위기를 위축시키고 있다. 이같은 약세분위기는 기술주에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두달간의 상승이 '거품'이었다는 우려도 자아내고 있을 정도이다. 기술주 대표주자격인 세계 최대 반도체 칩 메이커 인텔은 지난주 애널리스트들이 부정적인 전망을 밝히고 CEO가 PC전망에 대해 불투명하게 언급하면서 6% 하락했고 내년 매출이 부진할 것이라고 발표한 노키아는 무려 11.5% 추락하면서 시장의 분위기를 냉각시켰다. 마이크로소프트와 IBM등 대형 기술주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물론 '크리스마스 랠리'에 대한 기대가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다. 실업수당청구건수가 늘어나는등 불안요인도 있지만 소매매출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미시간대학에서 발표한 12월 소비자 감정지수가 87.0으로 11월(84.2)보다 크게 개선된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해주고 있다. 달러가 급격히 약세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더 이상의 침체는 없을 것이란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환율전문가들은 "EU와 일본의 경제가 미국보다 어려운 실정에서 달러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기는 힘들다"며 "앞으로 환율변수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결국 이번주도 경제지표와 기업들의 수익발표가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주가의 움직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 경제지표로는 주택건설동향와 소매물가(17일) 3분기 국내GDP(국내총생산 확정치(20일)등이 예정되어 있다. 또 베스트바이 마리크론테크놀로지(17일) 베어스턴스(18일) 골드만삭스 리만브라더스 모간스탠리(19일)등 주요 기업들의 분기수익발표가 관심을 모은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