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재테크 시장에서 화두는 무엇이 될까. 재테크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데다 중요한 일정도 많이 잡혀있는 점을 감안하면 챙겨야할 현안도 많은 한해가 될 것같다. 연초부터 전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현안은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여부다. 부시 대통령이 제출한 전쟁결의안은 이미 유엔에서 승인된 상태다. 미국은 언제든지 공격에 나설 수 있다. 그 시기는 2003년 1월중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경기가 어떻게 되느냐도 중요한 변수다. 기관별로 차이가 있으나 가장 경계하는 이중침체(double dip)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갈수록 미 증시가 살아날 것으로 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미 달러화 가치가 어떻게 될 것인가도 관심사다. 부시 정부의 새경제팀이 들어오고 난 이후부터 달러화 약세를 예상하는 시각이 많아지고 있으나 일본경제가 워낙 안좋은 점을 감안할 때 달러화 강세 기조는 쉽게 누그러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일본이 당면한 디플레와 제조업 공동화 방지 차원에서 엔저 정책을 다시 추진하고 있는 것도 국내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더욱이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를 놓고 감정대립까지 벌이는 일본과 중국간의 갈등도 주목된다. 중국이 고정환율제를 언제 포기하느냐도 큰 변수다. 중국은 WTO(세계무역기구) 가입 이후 외환당국자를 중심으로 고정환율제 포기의사를 계속 비쳐왔다. 중국의 고정환율제 포기 이후 위안화 가치가 어떻게 움직이느냐는 국내금융시장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이 확실하다. 유로화가 세계 제일의 중심통화로 부각될 수 있느냐도 관심거리다. 미달러화와 등가수준까지 회복한 유로화는 2003년에는 영국.스웨덴.덴마크가,2004년 5월말까지 동유럽 국가등 10개국이 추가로 가입할 계획인 점을 감안하면 현 수준보다 더 강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경제가 지금처럼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대외신뢰도도 빠르게 회복될 경우 2003년에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다. 또 미사일 수출사건,핵시설 재가동 소식 등으로 북한을 둘러싼 국제정세와 남북관계도 어떻게 변할지도 예의 주시해야 한다. 한편 대내적으로는 2003년에 우리 경제성장률이 5%대 후반의 비교적 높은 수준이 예상된다 하더라도 체감적으로는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인플레로 지표와 체감경기간의 괴리가 심해질 수 있고 이는 환율 등 재테크 변수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치권의 구도와 경제정책의 변화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외환위기 극복"이라는 대명제를 전제로 새 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아무리 일관성을 강조한다 하더라도 많은 분야에 걸쳐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본격적인 방카슈랑스(은행+보험)시대도 열린다. 은행 증권 보험등 금융업종간 고유영역이 무너질 뿐만 아니라 각종 퓨전형 상품도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 상황에서 금융회사의 살아남기 위한 경쟁도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테크 시장에서는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 증시는 5년 단임제를 택한 이래로 새 정권 출범 직후 상승하는 비슷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