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은 11일 내년에 세계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낮은 2.5%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초 예상치는 3.6%였다. 세계은행은 이날 공개한 `2003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경제 회복세가 당초 기대에 못미치는 것은 물론 너무 더디다"면서 이렇게 내다봤다. 올해 성장률도 1.7%에 불과할 것으로 덧붙였다. 보고서는 "향후 12-18개월간 성장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것이세계은행의 빈곤퇴치 노력을 어렵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도국은 내년에 당초 예상치 4.9%에 못미치는 3.9%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선진권은 내년 성장률이 2.1%에 불과할 것으로 관측됐다. 동아시아는 내년 성장률이 6.1%로 다른 어느 지역보다 높으나 역시 당초 기대했던 7.1%에는 못미칠 것으로 관측됐다. 동아시아의 올해 성장률은 6.3%로 분석됐다. 중남미의 경우 아르헨티나 외채 위기에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의 경제 불안이 겹치면서 내년 성장이 당초 기대했던 3.8%에 비해 크게 낮은 1.8%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는 국내총생산(GDP)이 1.1%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보고서는 유럽과 중앙아시아의 내년 예상 성장률도 4.3%에서 3.4%로 하향조정했다. 반면 남아시아는 5.4%로 당초 예상치보다 0.1%포인트 상향조정했으며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경우 3.3%에서 3.5%로 예상 성장률이 올라갔다. 보고서는 자본 투자에 대해 중남미 사태가 주요 위축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올해외국직접투자(FDI) 순유입 규모가 약 1천45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지난 2000년과 지난해의 각각 1천700여억달러에 비해 줄어든 것임을 보고서는 상기시켰다. 개도국 인프라에 대한 민간 투자도 올해가 지난 97년에 비해 20%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개도권에 대한 이같은 FDI 감소가 지난 81-83년의 세계경제 침체 이후가장 심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 한국과 멕시코는 외자 유입이 여전히활발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리처드 뉴파머는 "세계경제 회복에 (여전히)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면서 "지금은 물론 가까운 장래에도 이 국면에서 벗어나기 힘들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추세로 가면 2004년 이전에는 (본격적인) 회복세 가시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는 세계 경제의 발목을 붙잡는 요인으로 ▲이라크전 위협에서 비롯되는 고유가 ▲선진국 금융 스캔들 ▲자본의 신흥시장 이탈을 지적했다. 또 여전히 취약한 일본 금융체제, 정보통신을 포함한 유럽 하이테크 산업의 허약과 중남미의 과중한 외채도 부정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파머는 경제 회복세 가속을 위해 내년 9월 멕시코에서 다뤄질 `국제투자협정'협의에 진전이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선진권이 개도국에 시장을 더 여는 것도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뉴라운드 협상 전망이 여전히 어둡다면서 "이것이 세계은행의 빈곤퇴치 노력을 더 어렵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은 오는 2015년까지 개도국의 빈곤을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한편 세계은행과 GDP 산정 기준이 다른 국제통화기금(IMF)은 앞서 세계 경제가 내년에 3.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파머는 IMF 기준을 적용할 경우 세계은행의내년 예상 성장치는 3.4%로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