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들어 신용카드 연체의 수렁이 더욱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일단 카드연체에 빠지면 벗어나지 못하고 장기연체자로전락하는 경우가 올 하반기 들어 급증했다. A은행은 카드연체가 1개월 미만 단기에서 1개월 이상 장기로 빠지는 경우가 연체율이 가장 낮았던 지난 5월말에 비해 최근 90%가까이 늘었고 B은행도 카드 연체금회수율이 지난 4월말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C은행은 1개월 이상∼2개월 미만 연체에서 2개월 이상 장기연체로 넘어갈 확률이 지난 6월말에 비해 배가 뛰었다. 이에따라 올 하반기 들어 단기연체율은 진정되는 조짐이 보이는데도 불구하고장기 연체율은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1개월 미만 단기 연체율은 지난 6월 3.52%에서 9월말 3.30%로 조금낮아졌지만 1개월 이상 장기연체가 포함된 전체 연체율은 9.03%에서 11.18%로 오히려 상승했다. 하나은행도 전체 연체율은 6월말 7.64%에서 11월말 7.82%로 소폭 오른 반면 1개월 이상 연체율은 4.45%에서 5.32%로 크게 뛰어올랐다. 전업계 카드사들도 1일이상 연체율은 지난 6월 7.9%에서 10월말 10.4%로 31.6%상승한데 비해 1개월 이상 연체율은 50.9%(5.1%→7.7%) 높아져, 상승폭이 훨씬 컸다. 이처럼 연체상황이 악화된 것은 최근 가계대출 억제 및 카드 한도축소 등으로인해 개인들의 상환능력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카드 돌려막기로 끝까지 버티다가 연체가 되는 경우가 많아서 일단 연체가되면 속수무책인 것도 한 요인으로 꼽혔다. 여기에다 정권말기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가 심해진 것과 지난 7월부터 채권추심업무가 규제되면서 채권추심활동이 억제된 탓도 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카드 연체추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면서 "연말 금융기관들이 부실채권을 대거 상각하면서 일시적으로 연체율이 낮아진 것처럼 나타나겠지만실상은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을 뿐 아니라 장기.악성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