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달러와 엔화가 불안한 세력균형을 이루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백23엔선에서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다.


미국 재무장관 교체후 달러와 엔화가 동시에 하락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일간 환율마찰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팽팽한 세력균형=지난 6일 폴 오닐 당시 재무장관의 사임발표 이후 엔화에 대한 달러가치는 달러당 1백25엔대에서 1백23.51엔으로 2엔가량 급락했다.


강한 달러 주창자인 오닐 장관 사임으로 미국의 환율정책이 바뀔수 있다는 전망에서였다.


그후 지난 9일 존 스노 신임 재무장관이 지명된 후에도 엔·달러환율은 1백23엔선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달러하락 압력 못지않게 엔저압력도 큰 까닭이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세계 유력 경제신문들은 "미 재무장관 교체로 미국이 달러약세 정책을 펼칠 것 같다"고 보도,시장에 달러하락 압력을 가했다.


이의 영향으로 달러가치가 1백22엔선으로 떨어질 기미를 보이자 일본관리들은 재차 엔저유도 발언으로 달러약세(엔강세)저지에 나섰다.


금주초 구로다 하루히코 재무차관이 "엔화 약세는 시장의 자연스런 흐름"이라고 발언한 데 이어 11일에는 고이즈미 총리까지 엔저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이 덕에 엔화가치는 1백22엔대로 올라가지 않고 1백23엔선에 머물고 있다.


◆미·일 환율마찰 우려=그동안 미국과 일본사이에는 환율관련 불협화음이 없었다.


미국의 강한 달러정책은 곧 일본의 엔저정책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일본은 수출확대를 통한 경기회복과 디플레 해소를 위해 엔저정책을 보다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으며,미국도 재무장관 교체를 계기로 경기회복 촉진을 위해 '약한 달러'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이 주가급락과 장기금리 상승을 초래할 '강한 달러 포기'를 공식 선언할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한다.


대신 달러가 떨어져도 수수방관하는 '달러약세 방치'정책을 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HSBC은행의 수석외환전략가 마크 챈들러와 같은 전문가들은 미·일 환율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 정부가 일부러 달러하락을 부추기지는 않더라도 시장개입과 같은 일본의 인위적인 엔저(달러강세)정책에는 반대입장을 표명,환율분쟁이 일어날수 있다는 것이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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