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4분기중 국민총생산(GDP)이 늘어난 만큼 국민총소득(GNI)이 늘어나지 않아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저축률이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1인당 국민소득은 올해도 1만달러 돌파가 힘들 전망이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4분기 GNI 잠정 추계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중 실질 GNI는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중 실질 GDP 증가율(5.8%)보다 2%포인트 가량 낮았다. 수출가격 하락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에 따라 국민들의 실질구매력이 그만큼 떨어진 셈이다. 그러나 외채 상환으로 대외 이자지급액이 줄고 외환보유액 증가로 해외자산 운용수입은 늘어 3.4분기중 국외 순수취 요소소득이 올들어 처음 6천45억원 흑자를 냈다. 요소소득이 흑자를 유지하면 체감경기와 지표경기간 괴리를 좁히는 효과가 생기게 된다. 한은은 또 1인당 국민소득이 올해 9천8백달러에 그쳐 지난 97년(1만3백15달러) 이후 5년째 1만달러를 밑돌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8천9백달러)보다 9백달러 많고 2000년(9천7백70달러)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조성종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내년중 통계 기준연도 변경(95→2000년) 작업을 통해 산출하는 올 국민소득 확정치에선 1만달러를 웃돌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3.4분기중 총저축률은 26.2%로 전분기보다 1.4%포인트 더 떨어졌다. 3.4분기 기준으로는 지난 82년(23.4%)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아직까지는 총투자율(24.4%)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 저축률 하락으로 인한 투자재원 부족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