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마지막으로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할 한국은행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개최된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내부나 시장 전문가들은 콜금리 목표수준을 올리거나 내릴 요인이 없기때문에 이번 금통위에서도 금리를 현 수준(4.25%)으로 동결할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금리인상론의 배경으로 여겨졌던 주택가격 급등과가계대출 증가세가 한 풀 꺾인데다 내년 상반기 경제가 올 해 하반기에 비해 약간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현실적으로 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지난달 초 연방기금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데 이어 유럽중앙은행도 지난 5일 0.5% 포인트 내리는 등 경기부양을 위해 선진 각국이 금리를내리는 상황이어서 금통위의 행동반경이 제약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 경기가 다소 위축된다고 하지만 잠재성장률 수준(5.5%)을 유지할 것이기때문에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린다는 것도 타당성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지난 9일 발표한 내년 경제전망에서 올 해 4.4분기 6.5%의 성장률을 기록, 연간 GDP 성장률이 6.2%에 이를 것이나 내년 1.4분기 5.6%, 2.4분기 5.4% 등으로 경제가 위축된뒤 하반기부터 살아날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 경제연구기관 전문가들도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을'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주택가격 급등세와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인데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경기가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고 이라크 전쟁 불안감이 여전히 세계 경제의 불투명성으로남아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LG경제연구소 김기승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금리 인상론에 힘을 실었던 근거들이 희석 또는 해소된 반면 향후 경기불안에 대한 우려는 여전해 금리를 올려야할 이유가 없으며 그렇다고 금리를 내려 소비를 부추길 상황도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들어가면서 우리 경제도 같은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인상 문제는 내년 하반기에나 거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박사는 "이라크전쟁이라는 악재가 여전히 세계경제의 불안으로 남아있는데다 금리를 올릴 경우 급증하는 신용불량자 문제를 감당할 수 없을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