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권 경기가 계속 나빠지면 기본금리를 추가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ECB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오트마르 이싱이 9일 말했다. 그는 한편 물가가 떨어져 산업생산과 고용에 나쁜 영향을 주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유로권에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발간된 독일 격주간 '카피탈' 최신호에서 "금리를 더 낮추면 위기관리가 더욱 어려워지긴 하지만 ECB에는 아직 금리조정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ECB 정책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는 지난 5일 기본금리인 "리파이"율을 3.25%에서2.75%로 0.5%포인트 내렸다. 이싱은 일본과 미국 중앙은행도 자체 기준금리가 매우 낮은 편인데도 통화량을더 조절할 여지가 아직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ECB가 실탄을 모두 써버린 상태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빔 두이젠베르크 ECB 총재가 최근 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는데도 그의이같은 발언은 유로권 금리 추가인하에 대한 금융시장의 기대감을 다시 불러일으킬것으로 보인다. 많은 전문가들은 12개국 유로권 경제가 호전되지 않거나 내년에 오히려 더 위축될 조짐이 나타나면 ECB가 기본금리를 더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싱은 유로권의 디플레 위험을 일축했다. 그는 "지난 1929년 세계경제위기 때와는 달리 물가가 광범위한 하락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개별시장의물가가 떨어지고 있을 뿐 완전히 정상적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파리에서 별도의 강연을 통해 ECB가 디플레의 위협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조치를 취하기에 앞서 디플레가 실제 나타나고 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화 및 물가안정은 시장경제의 정상적인 기능을 위한 초석이자 중앙은행으로서는 불확실성에 대처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덧붙였다. (프랑크푸르트.파리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