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상 주도권 등을놓고 취임 초기부터 로베르토 라바냐 경제장관과 갈등을 빚어온 알도 피냐넬리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총재가 9일(현지시간) 사임했다. 에두아르도 두알데 아르헨 대통령은 피냐넬리 중앙은행 총재에게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총재직을 계속 수행해달라는 당초의 의사를 번복, 이날 사표를 수리했으며 금명간 측근중 한 명을 후임자로 임명할 예정이라고 클라린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지난 6월 취임한 피냐넬리 총재는 브라질리아에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정상회담이 열렸던 지난주 두알데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현지언론은 피냐넬리 총재의 사임으로 일단 '힘겨루기'에서 승리한 라바냐 경제장관은 앞으로 IMF와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게 됐다고 전했다. 피냐넬리 총재는 아르헨티나의 대외신인도를 높이고 IMF와의 구제금융 협상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IMF가 요구하는대로 외채의 정상상환과 정부의 보증아래은행예금 동결조치의 해제 등을 주장하며 라바냐 경제장관측과 맞서왔다. 그러나 아르헨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됐던 예금동결 조치를 지난달 말 해제, IMF의 요구사항을 부분적으로 충족시켰다. 피냐넬리 총재의 전격사임 배경은 라바냐 장관이 최근 IMF와 1천400억달러에 이르는 외채 재조정 문제에 관해 합의한 뒤 합의서 사본을 중앙은행 총재에게 넘겨주지 않겠다고 IMF측과 약속한데 대해 격노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취임이후 환율안정에 주력, 페소화의 대달러 환율을 달러당 3.5∼3.6페소사이에서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지언론은 피냐넬리의 후임으로 중앙은행 이사인 호르헤 레비가 유력한 것으로보도하고 있으나, 정가에서는 두알데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중 한 명을 임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