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의 항공사 유나이티드의 파산이 임박한 가운데 세계 1위 아메리칸 항공도 생존을 위해 허리띠를 더욱 바짝 졸라매기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아메리칸 항공은 내년에 대규모 적자 발생을 막으려면 비용절감 목표액을 당초의 20억달러에서 30억∼40억달러로 대폭 상향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측은 이에 따라 내년에 임금동결을 감수해주도록 종업원들에게 요청했다고월스트리트저널이 9일 보도했다. 회사측의 설명으로는 임금을 동결하면 연간 1억3천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회사측은 노조원외에 비노조원과와 관리직 사원의 임금도 올리지 않을 방침이라면서 임금동결은 임시변동책일 뿐이며 항구적인 구조조정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밝혔다. 이 회사의 도널드 J.카티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종업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파격적 요금 할인을 무기로 내세운 `저가'항공사들과 경쟁하려면 연간 30억∼40억달러의 비용절감이 불가피하다며 임금동결에 동의해주도록 호소했다. 그는 "예정된 임금인상 포기는 생존을 향한 우리의 장정에 필수적이고 중요한단기조치일 뿐 전부는 아니다"며 "경쟁력 유지 및 수익성 회복이라는 장기목표를 달성하려면 기존 임단협의 재조정이 근본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메리칸 항공의 임금동결 움직임은 항공업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미주요 항공사들의 재무상태가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웅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일부 항공사들의 경우 업계의 곤경을 구실로 노조의 양보를 끌어내려애써왔으며 이러한 비용절감 노력은 미 7위의 유에스 항공이 지난 8월 파산한데 이어 업계 2위인 유나이티드도 곧 파산보호를 신청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앞으로 더욱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메리칸 항공 승무원과 기계공의 내년 임금인상폭은 3%로 정해졌으나 노조가없는 공항근무요원 및 예약직원들은 회사측이 제시한 시간당 평균 90센트의 임금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조종사 노조는 회사측과 1년 넘게 해온 임협 갱신협상을 아직 매듭짓지 못한 상황이다. 기계공 및 기타 지상근무자들을 대변하는 `운수노조'(TWU)와 승무원 노조인 전문승무원협회'측은 자체 전문가들을 동원해 회사측의 임금동결 요구를 검토할 방침인데 임금동결건은 노조원 전체투표를 거쳐야 한다. 아메리칸 항공 CEO 카티는 회사가 살아남으려면 적자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근로자들에게 상기시키면서 "아메리칸 항공은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올들어 1∼9월중 아메리칸 항공의 매출은 131억1천만달러로 작년동기대비 14%줄어든 반면 비용감소율은 4.4%에 그쳤고 순손실은 29억8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이회사의 지난해 순손실은 17억6천만달러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