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새해는 "근심"으로 시작해 "웃음"으로 마무리 될 전망이다. 새해초에는 전세계가 이라크전의 먹구름에 휩싸일 것이나,하반기부터는 세계경제가 회복기조를 탈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는 그러나 내년에도 올해처럼 불확실한 변수들로 가득차 있다. 중동정세,중국의 부실채권,일본경제회복 여부,뉴라운드 협상의 장래... 한국경제신문의 제휴지인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2003년의 세계(The World in 2003)"에서 내년도 세계사를 이같이 예측했다. "세계대전망"이란 제목의 한국어 번역판은 이번 주말 발간된다. ◆세계경제 느리지만 전진=2003년 세계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다. 전세계 경제성장률은 4% 정도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3% 전망)보다 소폭 회복된 수치다. 무엇보다 미국인들의 왕성한 소비가 세계경제 회복에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다. 침체 양상을 띠었던 투자도 점차 늘어날 것이다. 미국보다는 오히려 유럽과 일본이 세계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시장도 올해보다 전반적으로 안정될 것이다. 하지만 세계 증시의 큰 폭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세계경제 걸림돌 될 수도=2003년에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울 가능성이 크다. 막대한 무수익 여신과 부실 채권 등의 불안요인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부정 회계조작 가격조작 등의 폐습도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이다. 사기업들의 지나친 위축과 공공부문 부실 등도 문제다. ◆일본경제,장기불황 탈출 조짐=앞으로 1년 동안 일본은 매우 혼란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내년 한 해는 향후 10년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에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구조조정 프로그램 실체가 드러날 것이다. 강력한 금융정책,의도적 엔저 유도,자산시장에 대한 세금우대 조치 등이 구조조정의 주요 내용이 될 것이다. 초기 반응은 상당히 회의적이겠지만 큰 성공을 거둘 것이고 경제도 지속적인 회복 궤도에 오를 것이다. ◆중동상황은 호전=이라크 전쟁이 발발하면 한동안 이라크에 대한 융단폭격이 있을 것이고 서방세계는 그것을 혼돈으로 해석할 것이나 궁극적으로 중동 국민들에게는 환영할 만한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특히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사라지면 중동 상황은 급속도로 좋아질 것이다. 이라크 정권이 바뀐다 해도 중동 지역에 곧바로 민주주의가 탄생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팔레스타인이 2003년 아랍세계에서 가장 비민주적인 곳이 될지도 모른다. 또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축출될 가능성도 있다. ◆동진하는 유럽연합(EU)=유럽연합은 폴란드 헝가리 등을 비롯 총 10개국을 새 회원국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들이 가입하게 되면 EU의 인구는 20%,면적은 25%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 후보국들의 경제규모가 작고 발전수준이 낮아 회원국들에 대한 원조는 남쪽보다는 동쪽으로 흘러가게 될 것이다. ◆도전받는 세계화=세계화에 대한 찬반 논쟁은 여전히 뜨거울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 세계경제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하는 세계화가 커다란 장벽에 부딪칠 가능성도 있다. 세계화에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제3세계 국가들의 저항도 강해질 것이다. 경기불안 시기에 나타나는 정치가들의 성향,특히 자유무역주의를 표방하면서도 여러가지 모순된 무역정책을 펴고 있는 부시 행정부의 태도는 세계화에 대한 거부반응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생명공학 획기적 전기=생명공학은 획기적 전기를 맞을 것이다. 무엇보다 복제인간이 탄생할 것이다. 에이즈 소아마비 말라리아에 대한 백신이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 암 심장병 알츠하이머 당뇨병에 대한 신약 개발도 활발히 이뤄질 것이다. 또 유전자 조작으로 개량된 벼가 세계 최초로 중국의 논에서 발아하게 될 것이다. 유전자 변형식품은 전세계로 더욱 확산될 것이다. 신동열·김동윤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