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4일 이라크 국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한 석유-식량 프로그램을 6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하고 이라크 반입이 금지된 물품검열목록(GRL)을 30일내로 재검토하기로 합의했다. 안보리의 이같은 결정은 GRL에 군사용으로 사용이 가능한 50여개 물품을 추가하기를 바라는 미국과 석유-식량 프로그램의 6개월 연장을 희망하는 안보리내 14개 이사국들간의 타협의 산물이다. 안보리는 이 프로그램의 임시 연장 만료시한을 불과 몇시간 앞두고 6개월 연장안을 표결에 부쳐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미국은 그동안 신경가스 해독제와 전파방해 장비와 같은 물품을 GRL에 추가하는 것을 검토하자며 석유-식량 프로그램을 2주간만 연장하자고 주장해왔다. 안보리 외교관들은 미국이 그동안 요구해온 2주 연장안을 철회하면서 30일내로GRL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6개월 연장에 동의했다면서 러시아도 GRL 재검토 요구를 수용했다고 전했다. 419쪽 분량의 GRL에는 기계장비와 첨단 컴퓨터, 레이저및 핵연료처리공장 장비등 수천개의 물품이 올라 있다. 유엔의 석유-식량 프로그램은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후 단행된 유엔제재로 이라크 국민이 받는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이라크에 대해 식량과 의약품, 인도적 물자 구입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도록 원유 수출을 허용하고 있다. 안보리는 이 프로그램이 지난달 25일 만료되자 예정대로 6개월 연장해주기로 합의했으나 미국이 막판에 줄이고 수입제한 품목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함에 따라 합의가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안보리는 이 프로그램을 임시로 9일간만 연장하기로 결정하고 6개월 연장안을 반대하는 미국과 계속 협상을 벌여왔다. (유엔본부 AFP.AP=연합뉴스) ycs@yna.co.kr